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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市

Posted October. 23, 2017 07:47,   

Updated October. 23, 2017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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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애틀에 본사를 둔 아마존이 북미지역에 제2본사(HQ2)를 짓겠다며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를 대상으로 공개입찰에 부친 결과 80여개 도시들이 제안서를 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9일 보도했다. 제2본사 건설에 50억 달러(약 5조 6400억원)를 투자하고 현지 직원 5만 명을 고용하겠다는 아마존의 선언에 주지사들까지 발 벗고 나선 것이다.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는 10년 동안 세금 70억 달러를 감면해주겠다는 파격 제안을 내놓았다. 아마존 투자액보다 20억 달러 더 많은 혜택이다. 조지아 주의 스톤크레스트 시장은 도시 이름을 아마존시(市)로 바꾸고 제프 배저스 아마존 회장을 평생 시장으로 모시겠다고 했다. 애리조나 주 피닉스 시에서도 아마존만 와준다면 ‘피닉스 아마조나’로 개명하겠단다. 

 ▷조지아 주 애틀랜타 인근의 기아차 공장 주소는 ‘7777 KIA Parkway West Point, GA 31833’이다. 섬유업이 주력인 이 곳에 2010년 기아차가 1조원을 투자해 공장을 짓자 주 정부는 진입도로를 깔고 연수원도 지어줬다. 기아차는 세금 감면혜택까지 총 5000억 원을 되돌려 받았다. 행운의 숫자 7자를 4개 붙인 것도 주 지사의 배려였다. 주민들은 쇠락해가는 도시에 일자리 선물을 안긴 이 곳을 ‘기아 마을(KIA-ville)’이라 부른다. 2003년 10월 LG전자 TV공장이 들어선 폴란드 므와브시는 수백 년 동안 내려온 시 이름을 ‘므와브-LG타운’으로 바꿨다.

 ▷19일 미 워싱턴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열린 삼성·LG 세탁기 세이프가드(긴급 수입제한조치) 공청회에 증인으로 참석한 맥매스터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삼성 때문에 행복하다”고 발언해 삼성·LG를 제소한 미 세탁기업체 월풀에 일격을 가했다. 삼성전자가 3억8000만 달러(약 4350억원)를 투자해 짓고 있는 세탁기공장이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뉴베리에 있다. 해외에선 ‘비즈니스 프렌들리’에 대통령부터 주민까지 한마음이다. 우리만 기업을 못 잡아먹어 들들 볶는 게 아닌지 걱정이다.



최영해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