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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항모전단, 트럼프 방한때까지 한반도 대기

美항모전단, 트럼프 방한때까지 한반도 대기

Posted October. 19, 2017 07:57,   

Updated October. 19, 2017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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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이 최근 동해에 전개한 로널드 레이건 핵추진 항모전단을 다음 달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방한 때까지 한반도 인근에 배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같은 기간 괌에 배치된 B-1B 전략폭격기도 상시 출격 태세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

 18일 주한미군 소식통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11월 7, 8일)을 앞두고 한반도 인근의 대북 군사대비태세를 강화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16일부터 동해상에서 한국 해군과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이 훈련이 끝난 뒤에도 한반도 인근 해역에 당분간 머물 계획이라고 이 소식통은 전했다.

 한미 해군은 20일까지 40여 척의 함정을 동원해 동·서해상에서 북한 특수부대의 해상침투와 서북도서 기습강점 등을 저지하는 훈련을 진행한다. 150여 발의 토마호크 미사일과 유사시 대북 참수작전을 수행하는 미 특수부대원들을 태운 핵추진잠수함 미시간함도 참가하고 있다. 다른 소식통은 “로널드 레이건 항모전단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이 끝날 때까지 한반도 인근에서 북한의 도발 감시·대응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과 이달 중순에 한반도로 출격해 야간 대북 무력시위를 벌인 B-1B 전략폭격기도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전후한 북한의 도발 대응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군 당국자는 “괌 앤더슨 기지의 B-1B가 상시 출격태세를 갖추고, 핵·미사일 도발 등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발사 이후 잠잠한 북한이 이달 말부터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지는 한미 외교안보의 ‘빅 이벤트’를 노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미군 수뇌부의 잇단 방한을 겨냥한 ‘대형 도발’로 이목을 끌고, 미국을 협상장으로 끌어내는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달 27일과 28일에는 서울에서 한미 군사위원회(MCM)와 연례안보협의회(SCM)가 각각 개최된다.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과 조지프 던퍼드 미 합참의장(해병대장)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정경두 합참의장(공군 대장)과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이어 10일 뒤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한해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하게 된다. 군 고위 당국자는 “한미 간 정상회담과 국방수장 회동이 거의 같은 시기에 한국에서 이뤄지는 것은 드문 일”이라며 “김정은의 호전성을 감안할 때 ‘불장난’을 벌일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 군 통수권자와 군 수뇌부의 면전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을 정상 각도로 발사해 미 본토 타격 능력을 과시하는 등 모험적 도발을 시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한미 군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때까지 감시전력을 증강 운용해 북한 전역의 미사일 이동식발사차량(TEL)과 군사분계선(MDL) 인근 방사포 동향 등을 집중 감시할 방침이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