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방한하는 트럼프에 한미동맹 전략적 가치 각인시켜야

방한하는 트럼프에 한미동맹 전략적 가치 각인시켜야

Posted October. 18, 2017 07:35,   

Updated October. 18, 2017 08:20

ENGLISH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 3일부터 14일까지 한중일 3개국과 베트남 필리핀 등 아시아 국가를 방문한다. 대통령 취임 후 첫 아시아 국가 순방으로 일본을 거쳐 한국에는 7일 오전 도착해 문재인 대통령과 한미 정상회담을 한 뒤 8일 오후 다음 순방지인 중국으로 떠난다.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은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 한반도의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를 보장하려는 국제사회 결의를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대통령의 한국 국빈방문(State Visit)은 1992년 조지 W 부시 대통령 이후 25년 만이다.

 순방 일정을 보면 하와이 미 태평양사령부를 시작으로 주일미군과 주한미군 기지를 찾아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군사옵션 대비 태세를 점검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안보와 경제 동맹국인 우리에겐 북핵 해법을 모색하는 동시에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문제도 양국 정상끼리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트럼프는 미국 대통령으로는 1993년 빌 클린턴 이후 24년만에 국회연설도 한다. 백악관은 “한미 양국의 지속적인 동맹과 우정을 확인하고 북한에 최대한의 압박을 가하는데 국제사회의 동참을 촉구하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의기관인 국회 연설을 통해 미국의 압박정책에 대한 한국민의 동의를 얻어내겠다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여야를 떠나 한미동맹을 통한 최고의 대북 압박에 보조를 맞춰야 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 대화와 군사옵션이라는 두개의 카드를 쥐고 있는 트럼프는 한중일 3개국 정상과 연쇄 회동하면서 자신의 선택지를 분명히 하려할 것이다. 문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에 집착한다는 미국 내의 우려를 말끔히 해소하는 한편 한국이 배제된 북-미 대화의 위험성을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 어제 문 대통령은 “우리는 지금 그 어느 때보다 평화를 지키고 만들어내기 위한 힘이 필요하다”며 독자적인 방위산업 역량 확보가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평화를 지킬 힘을 키울 때까지는 한미동맹의 힘에 의존해 한반도에 드리운 안보 위기를 헤쳐 나가야 할 것이다.

 한미 FTA에 대해서도 대통령이 통 크게 담판에 나서 양국이 안보와 경제에서 윈-윈 할 수 있는 동반자라는 확신을 트럼프에게 심어주길 바란다. 아베 총리는 트럼프가 대통령당선인 신분이던 지난해 ·11월 뉴욕 맨해튼의 트럼프 자택까지 찾아가는 등 공을 들여 지금은 흉금을 터놓고 대화하는 사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8년과 1999년 두 차례 방한한 적이 있다. 필요하다면 한국 내 트럼프와 그 가족의 인맥을 총동원해야 한다. 트럼프 방한은 일본과 중국 방문 사이에 끼어 있다. 한국이 경유지 정도가 돼선 안 된다. 이번에야 말로 트럼프에게 한국의 전략적 가치가 일본과 중국 못지않음을 각인시켜 ‘코리아 패싱’이라는 말이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