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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트럼프 비난하는게 내 임무 아니다”

버핏 “트럼프 비난하는게 내 임무 아니다”

Posted September. 01, 2017 07:20,   

Updated September. 01, 201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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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을 비난하는 게 내 임무가 아닙니다. 그렇게 할 필요도 없고요.”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85·사진)이 최근 벌어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한 비난 행렬에 동참할 생각이 없다는 뜻을 밝혔다. 지난해 대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의 경쟁자였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을 지지했던 것에 비춰 보면 뜻밖의 반응이다.

 8월 30일(현지 시간) 버핏 회장은 CNBC와의 인터뷰에서 “사업과 정치를 구분하고 싶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나는 클린턴을 위해 뛰었고, 선거자금을 냈으며, 그녀에게 표를 던졌다”며 “그가 패배했을 때 나도 실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이 나라는 (트럼프 체제하에서도) 계속 앞으로 나아갈 것”이라며 “정부의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는 게 중요하다”고 이유를 밝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8월 12일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유혈 사태를 빚은 백인 우월주의자를 강하게 비난하지 않아 구설에 올랐다. 미국의 주요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은 이를 비난하며 경제자문단에서 탈퇴하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버핏은 그들과 다른 길을 가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이날 87번째 생일을 맞은 버핏 회장은 일생 동안 15명의 대통령을 경험했다. 역대 미국 대통령이 45명인 점을 감안하면 3분의 1을 겪어본 셈이다. 에드거 후버 대통령이 물러날 당시 그는 두 살배기 아이였지만, 이후 14명의 대통령 체제하에선 주식을 거래해봤다. 그는 “후버 대통령 이후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이 나왔을 때, 부친은 ‘그가 당선되면 세상이 끝나버릴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주식을 샀다”고 회고했다.

 투자시장에서 평정심을 유지하며 흐름을 꿰뚫어 ‘오마하의 현자’라는 별명을 얻은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성과에 대해선 ‘물음표’를 던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당시 연간 3%의 경제성장을 이루겠다고 공언했지만 버핏은 “미 경제가 3%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고 체감하지 못하겠다”고 지적했다.



김수연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