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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케아는 두고 국내쇼핑몰만 강제 휴업하라는 역차별

이케아는 두고 국내쇼핑몰만 강제 휴업하라는 역차별

Posted August. 26, 2017 07:03,   

Updated August. 26, 2017 0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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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활용품 전반을 파는 외국기업 이케아는 안 쉬는데 국내 복합쇼핑몰만 강제 휴업규제를 받고 있다고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지적했다. 24일 경기 고양시 삼송지구 ‘스타필드’ 개장식에서 “법 테두리 안에서 열심히 하는 게 기업인의 사명”이라는 전제를 깔고 토로한 작심발언이다. 골목상권 보호 목적으로 내년 1월 도입되는 ‘복합쇼핑몰 월2회 영업제한’ 규정 때문에 국내기업이 역차별을 받게 됐다는 것이다.

 이케아가 강제 휴업규제를 받지 않는 것은 외국기업이라서가 아니라 쇼핑몰이 아닌 가구전문점으로 등록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케아는 가구뿐 아니라 식음료 장난감 식기류를 쇼핑하는 사실상의 복합몰로 주말마다 인근 도로가 마비될 정도로 인파가 몰려드는 곳이다. 이케아로서는 주력품목이 가구인 만큼 가구전문점으로 등록할 수 있지만 경쟁관계에 있는 국내기업으로는 규제가 공평하지 못하다고 느낄 만하다. 그렇다고 이제 와서 이케아에게 강제 휴업하라고 한다면 기업하기 힘든 예측불가 국가라는 오명만 쓸 것이다.

 글로벌 기업에겐 문제가 아닌데 국내에서만 문제로 삼는 우리 규제체계가 진짜 문제다. 글로벌 기준과 동떨어진 규제 때문에 대·중소기업이 상생하기는커녕 함께 쇠락하고 있다. 복합쇼핑몰에 대한 영업제한 규제만 해도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등록된 32개 쇼핑몰 가운데 대기업 계열은 14곳뿐이고 나머지는 중소규모다. 동반성장을 위한 중소기업 적합업종제도는 국제통상규범 위반이라는 지적이 있는데도 정부는 법제화를 추진 중이다. 세계적인 기업은 영역을 파괴하면서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데 우리만 울타리식 규제로 기업을 옭죄고 있다. 그러면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라고 하니 앞뒤가 맞지 않는다.

 어제 기획재정부 공정거래위원회 금융위원회 등 경제부처들은 산업생태계 혁신, 대기업 단가 후려치기 근절, 4차 산업에 40조 원 공급 등으로 3%대 성장을 이루겠다는 비전을 쏟아냈다. 하지만 현장에서 터져 나오는 불합리한 규제체계에 대한 언급은 하나도 없었다. 기업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고 정부가 기업에 성장을 독려해본들 공염불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