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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명 친 ‘번개’…볼트, 400m 계주 마지막 레이스서 노메달

비명 친 ‘번개’…볼트, 400m 계주 마지막 레이스서 노메달

Posted August. 14, 2017 07:27,   

Updated August. 14, 2017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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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개’ 우사인 볼트(31·자메이카)가 쓰러졌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의 마지막 레이스는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로 끝이 났다.

 볼트는 13일 영국 런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2017 런던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400m 계주 결선에 자메이카의 마지막 4번째 주자로 출전했다. 과거의 볼트는 폭발적인 스퍼트로 가장 먼저 골인했지만 이날 볼트는 바통을 넘겨받은 뒤 14번째 걸음 만에 왼발을 내딛으면서 중심을 잃었다. 고통스러운 표정으로 절뚝거리며 레이스를 이어가던 볼트는 끝내 나동그라졌다. 다른 모든 주자가 결승선을 통과한 뒤에도 트랙에 엎드린 채 한동안 일어나지 못했다. 볼트가 넘어지면서 자메이카의 세계선수권 이 종목 5연패의 꿈도 무산됐다.

 볼트에게 바통을 넘겨 준 요한 블레이크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결선 출발이 미뤄진 것이 볼트의 햄스트링 부상을 불렀다. 기다리는 동안 볼트가 몹시 추워했다”고 말했다. 자메이카 팀 닥터인 케빈 존스는 볼트의 왼쪽 다리 근육이 뭉쳐 있었다고 확인했다. 이번 대회 남자 110m 허들 우승자이자 이날 첫 번째 주자로 나선 오마 매클레오드(23)는 “볼트가 금메달, 아니면 어떤 메달이라도 걸고 은퇴하게 만들어 주고 싶었는데 터무니없는 일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애초 현지 시간 12일 오후 9시 50분에 예정된 400m 결선은 10시 1분으로 11분 미뤄졌다. 출발 당시 기온은 섭씨 21도였다. 자신의 마지막 대회에서 동메달 1개(100m)를 따는 데 그친 볼트는 경기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동료들에게 고맙다. 팬들에게 무한한 사랑을 전한다”고 적었다.

 영국 BBC는 400m 계주 결선이 남자 5000m에서 은메달을 딴 영국의 육상 영웅 모 파라(34)의 시상식이 길어지면서 지연됐다고 보도했다. 파라는 올림픽에서 금메달 4개,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 6개를 딴 ‘장거리의 황제’다. 소말리아 출신으로 어릴 때 영국으로 이민을 온 파라의 장거리 종목 메이저대회 출전은 이번이 마지막이었다. 파라는 마라톤으로 전향할 계획이다.

 남자 400m 계주 우승은 37초47로 이번 시즌 최고기록을 세운 영국이 차지했다. 영국이 세계선수권 이 종목에서 우승한 건 처음이다. 은메달은 미국(37초52), 동메달은 일본(38초04)이 거머쥐었다. 지난해 리우 올림픽 이 종목에서 은메달을 따 세계 육상계를 놀라게 했던 일본은 세계선수권에서도 첫 메달을 따며 ‘400m 계주 강국’임을 입증했다.

 한편 여자 단거리 스타 앨리슨 펠릭스(32·미국·사진)는 앞서 열린 여자 400m 계주 결선에서 팀의 2번째 주자로 나서 우승(41초82)을 합작했다. 개최국 영국이 2위(42초12), 2015년 베이징 세계선수권 우승 팀 자메이카가 3위(42초19)를 했다. 이 금메달로 펠릭스는 세계선수권 통산 최다 메달리스트(15개·금 10, 은 3, 동 2)로 우뚝 섰다. 전날까지 펠릭스는 볼트(금 11, 은 2, 동 1), 멀린 오티(금 3, 은 4, 동 7)와 공동 1위였다.

 볼트와 여자 단거리의 셸리앤 프레이저프라이스(31) 등이 몰락하면서 2년 전 베이징에서 케냐에 이어 종합 2위(금 7, 은 2, 동 3)를 차지했던 ‘단거리 왕국’ 자메이카는 13일 현재 금메달 1, 동메달 3개로 14위에 머물러 있다.



이승건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