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천하’ 일서 삼성 갤S8 돌풍 ..2분기 스마트폰 점유율 8.8%

　삼성전자가 ‘애플 천하’인 일본에서 2분기(4∼6월) 판매량이 급증하며 2013년 이후 스마트폰 시장 최고 점유율을 기록했다. 4년여 만에 최고 성적인데, 갤럭시 S8 시리즈가 흥행에 성공한 데다 애플의 부진으로 반사이익까지 챙긴 결과다.

　8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에서 2분기에 약 70만 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해 판매량 기준 점유율 8.8%를 기록했다. 직전 분기인 올 1분기(1∼3월) 3.8%에 비해 5%포인트나 오른 것이다. 순위도 5위에서 후지쓰와 샤프를 제치고 3위로 뛰어올랐다. 1위는 애플, 2위는 소니다.

　삼성전자는 그간 일본 시장에서 애플의 초강세와 현지 업체들의 선전으로 고전하던 터라 이번 점유율 급등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일본 시장에서 2012년 점유율 14.8%를 기록하며 애플(18.4%)과 큰 차이가 없었지만 이후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3.4%, 순위는 대만 에이수스(ASUS)에도 밀리며 6위까지 떨어졌다.

　SA는 이번 삼성전자의 선전에 대해 “갤럭시 S7 엣지와 S8 등 고급 기종의 판매가 늘어난 덕분”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8 시리즈를 6월 8일 일본에 출시한 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때맞춰 일본 전역에서 최신 갤럭시 제품들을 체험할 수 있는 ‘갤럭시 스튜디오’를 운영하며 마케팅을 강화했고, 6월 중순에는 중저가 스마트폰인 ‘갤럭시 필’도 출시했다.

　하지만 이번 실적은 1위 애플이 부진한 상황에서 신제품 효과에 따른 ‘반짝’ 성적에 그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애플은 1분기에 점유율 51.3%를 기록하다 2분기에 41.3%로 10%포인트나 뚝 떨어졌다. 이 점유율을 삼성, 소니, 샤프 등이 나눠 가지며 동시에 점유율이 올랐다.

　애플은 아이폰 7을 출시한 지 1년이 다 돼서 신제품 효과가 사라진 상태다. 게다가 지난해 2월부터 ‘일본판 단통법(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이라고 불리는 일본 총무성의 ‘공짜폰 금지 가이드라인’이 시행된 이후 가격 경쟁력도 많이 약해졌다. 가이드라인 시행 전 일본 통신사들은 아이폰을 공짜로 주고 그 대신 비싼 요금제 가입을 유도하는 방식으로 가입자를 유치해 왔다. 이런 방식의 영업이 힘들어지자 삼성전자 등 안드로이드폰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좋아졌고, 때맞춰 삼성전자는 갤럭시 S8로 ‘신제품 효과’까지 톡톡히 누린 것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아이폰 8가 출시된 후에도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지가 일본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성패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규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