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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모비스, 美포드에 부품공급 ‘가속 페달’

현대모비스, 美포드에 부품공급 ‘가속 페달’

Posted August. 07, 2017 07:18,   

Updated August. 07, 2017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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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모비스가 6월 미국 디트로이트 포드 기술연구소에서 ‘모비스 부품 기술 전시회’를 연 것으로 확인됐다. 2010년 이후 7년 만이다. 이 자리에는 포드 기술연구개발 중역 및 엔지니어 400여 명이 참석했다. 현대모비스에 포드사는 꼭 채워야 할 ‘마지막 빈칸’ 같은 존재다. 미국 3대 자동차 회사인 GM, 포드, 피아트크라이슬러 중 유독 포드사에만 자동차 부품을 납품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현대모비스 북미법인(MNA) 관계자는 “이르면 올해 안에 유의미한 성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며 납품 가능성을 시사했다.

 포드사 내부에서는 현대모비스를 현대자동차그룹 의존도가 높다는 이유로 경쟁사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강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09년부터 현재까지 크라이슬러 주력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지프 그랜드 체로키와 닷지 듀랑고의 섀시모듈을 성공적으로 납품해 온 현대모비스의 이력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모비스는 세계 자동차 부품업체 6위로 매출 36조 원이 넘는 덩치를 자랑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모비스의 목표는 ‘진정한’ 글로벌 종합 자동차 부품사가 되는 것이다. 현대차그룹 그늘 아래서 그에 의존해 몸짓을 키운 탓이다.

 글로벌 종합 자동차 부품사로 성장한다는 전략에서 중요한 위상을 차지하는 곳이 미국 디트로이트에 위치한 북미법인이다. 북미법인은 현대모비스 정보기술(IT) 및 자율주행 관련 연구개발(R&D)을 담당하고, 현대·기아차 외 판로를 개척하기 위해 2005년 설립됐다.

 지난달 중순 열린 현대모비스 해외 법인장 회의에서는 ‘중국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주요 의제였다. 현대차그룹의 상반기(1∼6월) 중국 판매량은 10만5000대에 그쳤다. 전년 동기 대비 64.2% 하락한 수치다. 덩달아 현대모비스 실적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중국 내 6개 법인이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등 다양한 대책이 쏟아졌는데 결론은 ‘현대차그룹 의존도를 줄이고 현대모비스 나름의 살길을 찾아야 한다’는 데로 모아졌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평생 같은 해만 바라볼 수는 없다는 점을 모두가 공감한 회의였다”고 말했다.

 현대모비스의 전략은 두 가지다. ‘포드사 등 미국 완성차 빅3 수주 확대’와 ‘신생 전기차 기업과의 기술 협력’이다. 신생 전기차 기업들은 파워트레인 관련 R&D에 역량이 집중돼 완성차 전체를 만드는 노하우는 부족하다. 세계 대부분 완성차 업체에 자동차 핵심 부품을 납품한 경험, 각국 법규에 익숙하다는 장점이 있는 현대모비스와 기술 협력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현재 현대모비스 내부적으로는 전기차 시장의 주도권을 쥐게 될 신생 업체가 누구인지 ‘옥석 가리기’가 활발하다.

 현대모비스 북미법인 관계자는 “테슬라, 패러데이퓨처 등 전기차 업체를 공략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집중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작은 부품이 아닌 시스템 단위의 공급 계약을 맺어 미래를 준비한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일부 전기차 기업과는 매주 회의를 진행할 정도로 논의가 활발한데 이 업체들은 현대모비스가 강점을 갖고 있는 제동 시스템(ESC, ABS, MDPS 등), 램프 시스템(지능형 헤드램프 및 리어램프)에 관심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모비스 북미법인은 자율주행 및 전기차 기술과 관련해 현지에서 채용한 R&D 인력이 현재 150여 명이다. 매년 R&D 인력을 늘려 자율주행 관련 선행기술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자율주행 기술의 편의성에만 주목하기보다는 교통 안전성을 최우선적으로 고려해 교통사고 방지에 바로 적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개발해 나가고 있다. 우경섭 현대모비스 북미법인장은 “글로벌 완성차 시장에서 부품 경쟁력을 인정받고, 공급처를 다각화하는 것이 현대모비스가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서동일 d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