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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사오보 죽음으로 본 중국의 인권의식

Posted July. 15, 2017 07:14,   

Updated July. 15, 2017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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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인권운동가이자 첫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샤오보(62)가 13일 간암으로 생을 마감했다. 2009년 국가전복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고 수감된 그는 지난 5월 간암 말기 판정을 받고 지난달 말 위중한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끝내 영어(囹圄)의 몸으로 세상을 떠났다. 그의 죽음을 계기로 중국의 인권탄압을 비난하는 지구촌 여론이 들끓고 있다. 전 세계에서 인권투사의 비통한 죽음에 대해 애도가 물결치고 있지만 정작 중국의 언론은 침묵하고 있다.

 중국 민주화운동의 큰 별 류샤오보는 1989년 톈안먼 사태를 계기로 학자에서 반체제운동가로 변신했다. 당시 미국에 있다 즉시 귀국해 민주화운동에 앞장섰고 2008년에는 공산당 일당독재 종식을 촉구한 ‘08헌장’ 서명을 주도하면서 4차례 투옥과 석방을 반복했다. 또한 부인 류사 역시 삼엄한 감시 속에 가택에 연금됐다. 그런데도 다른 반체제 인사들처럼 해외망명의 길을 선택하지 않고 가혹한 탄압을 감내했다. “독재는 무섭지 않다. 정말 두려운 것은 굴종, 침묵, 그리고 독재에 대한 찬양”이란 신념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2010년 옥중에서 노벨평화상 수상 소식을 들었고 시상식에는 ‘반 의자’가 자리를 지켰다. 이번에도 당국은 아내와 함께 해외에서 치료받고 싶다는 그의 마지막 소망을 외면했다.

 자유와 기본적 인권은 인류의 보편적 가치다. 1948년 공표된 ‘세계 인권 선언’에서 ‘인류 구성원 모두는 천부의 존엄성과 동등하고도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지닌다는 인식은 세계의 자유와 정의와 평화의 기초’라고 강조한 이유다. 그럼에도 중국은 인권침해에 대한 비판이 나올 때면 ‘내정간섭’이라 맞선다.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키기 위한 류사오보의 투쟁을 기리는 국제사회의 석방요청도 외면했다.

 중국은 열악한 인권의 현주소와 더불어 국제 사회에서의 행보를 봐도 진정한 대국이라고 보기 어렵다. ‘신형대국’을 자처하면서도 이에 합당한 책임의식이나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국에 대한 치졸한 사드 보복이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과정의 힘자랑 등이 패권주의의 대표적 사례다. 이제 중국은 세계 2위 경제대국으로서 새로운 위상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느껴야만 한다. 무엇보다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는 것은 문명국의 가장 기본 전제다. 한 인간의 존엄성을 무참하게 짓밟은 야만적 행위를 개선하지 않는다면 세계의 지도국가가 되기는커녕 문명국가로서도 자격미달이란 비난에 직면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