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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EU 경제동반자협정 체결… 삼각파도 맞는 한국경제

日-EU 경제동반자협정 체결… 삼각파도 맞는 한국경제

Posted July. 07, 2017 07:10,   

Updated July. 07, 2017 0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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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과 유럽연합(EU)이 어제 자유무역협정(FTA)의 일종인 경제동반자협정(EPA)을 체결했다. 2013년 시작한 일(日)-EU EPA 협상 타결에 따라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0%를 차지하는 거대 경제권이 열렸다. 일본과 EU 간 교역품 중 99%의 관세가 사라지고 공공조달시장이 열리며 일부 비관세장벽도 없어진다. 일본은 가장 망설였던 농산물시장을 내줬고 EU는 제일 반대가 컸던 자동차업계의 진입문턱을 없애 윈윈(Win-Win)의 길을 찾았다.

 일본은 그동안 ‘FTA 후진국’으로 꼽혀왔다. 공을 들였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탈퇴해 큰 타격을 받았다. 이번에 일본이 일부 항목에 대한 합의가 되지 않았음에도 협정 체결을 밀어붙인 것은 그만큼 자유무역을 통한 수출 확대가 절실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제 EU가 10%인 자동차 관세를 7년 뒤 완전히 폐지하면 일본 자동차의 가격경쟁력이 올라간다. 역으로 한국 자동차업계에는 짙은 그늘이 드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이 2011년 EU와 FTA를 체결해 누려왔던 무관세 선점효과가 사라지는 것이다. 최근에는 유럽시장에서 한국 자동차 점유율까지 정체상태다. 관세 철폐의 날개를 달게 된 일본은 유럽시장을 장악하겠다고 벌써부터 벼르고 있다.

 한국은 최근 한미정상회담에서 보호무역을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한미 FTA 재협상 요구를 받았다. 중국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보복으로 자국 관광객들의 발을 묶어놓다시피 했고 한국의 대 중국 자동차 수출도 위축됐다. 유럽시장마저 일본의 공세가 강해진다면 한국의 3대 주력시장이 모두 어렵게 된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차 노조는 어제 임단협 결렬을 선언하고 투쟁절차에 돌입할 태세다. 기아차 노조는 이미 쟁의 발생을 결의했다. 정부와 기업, 노(勞)와 사(使)가 힘을 모아 우리 경제에 몰아치는 삼각파도를 헤쳐 나가도 모자랄 판에 내부동력을 약화시키는 행위는 자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