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24일 전북 무주서 막 올린다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24일 전북 무주서 막 올린다

Posted June. 23, 2017 07:13,   

Updated June. 23, 2017 07:18

ENGLISH
 세계태권도연맹(WTF)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가 24일 전북 무주에서 막을 올린다. 2년에 한 번 열리는 이 대회는 올해로 23회째다. 한국에서 열리기는 2011년 경주 대회 이후 6년 만이자 통산 7번째다. 태권도 종주국 한국이 종목 인지도와 위상을 높이기 위해서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대회가 열리는 것이 더 낫다. 태권도 위상이 지금보다 낮았던 1970년대에는 대회를 유치하려는 곳이 없어 1, 2회 대회가 모두 서울에서 열렸다.

 하지만 이번 무주 대회는 사정이 다르다. 무주는 터키 삼순과의 경쟁 끝에 이번 대회를 유치했다. 터키는 이번 대회 모든 체급(남녀 각 8체급)에 출전할 만큼 태권도의 저변이 넓고 인기도 높다. 2년 뒤 24회 대회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다. 맨체스터는 미국 휴스턴을 유치 경쟁에서 따돌렸다.

 무주가 이번 대회를 유치한 것은 태권도원을 세계에 널리 알리기 위해서다. 2014년 문을 연 태권도원은 ‘세계 태권도의 성지’를 자처하는 곳으로 2000억 원이 넘는 돈을 들여 지었다. 부지 면적만 서울월드컵경기장의 10배로 국제경기와 수련, 교육, 연구, 교류 등의 태권도 관련 이벤트를 소화할 수 있는 공간이다. 이번 세계선수권은 태권도원 개원 후 처음 열리는 메가 이벤트다. 조정원 WTF 총재는 “세계 태권도의 중심을 자처하는 태권도원에서 열리는 첫 세계선수권대회다. 참가국 선수와 임원들이 태권도원을 직접 보게 되면 종주국 한국을 더 높이 보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태권도원의 위상에 걸맞게 이번 대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진다. 183개국에서 선수 971명과 임원 796명이 참가한다. 체급별로 세계 정상급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해 대회 규모뿐 아니라 경기력 또한 최고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 남녀 각 4체급의 금메달리스트 8명 모두 이번 대회에 나선다.

 한국은 리우 올림픽 국가대표 5명 중 은퇴한 차동민을 제외한 4명을 포함해 16명이 출전한다.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오혜리(춘천시청)와 김소희(한국가스공사)는 각각 여자 73kg급, 49kg급에, 동메달을 목에 건 이대훈(한국사스공사)과 김태훈(수원시청)은 각각 남자 68kg급, 54kg급에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는 이란 출신의 난민 선수 디나 푸르유네스 랑게루디도 참가한다. 네덜란드에 거주하는 랑게루디는 경기복에 WTF 기를 달고 여자 46kg급에 출전하는데 세계선수권대회에 난민 선수가 출전하는 것은 처음이다.

 WTF는 공격적인 경기를 유도하기 위해 이번 대회 몸통 발차기 공격 득점을 1점에서 2점으로 올렸다. 또 지난해 리우 올림픽 때 경기의 보는 재미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지적된 일명 ‘발 펜싱’을 막기 위해 3초 이상 다리를 들고만 있거나 상대 공격을 막기 위해 다리를 3초 이상 허공에 젓는 동작에 대해서는 감점을 주기로 했다.

 한편 이번 대회에는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 시범단이 참가해 24일 개회식과 30일 폐회식 때 시범공연을 한다. ITF 시범단은 26일 전주에서, 28일에는 서울에서도 시범공연을 벌인다. 23일 입국하는 ITF 시범단의 방한은 새 정부 들어 첫 남북 스포츠 교류이다. 9월 평양에서 열리는 ITF 주최 세계선수권대회에는 한국이 주도하는 WTF 시범단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종석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