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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B-1B 출격 사진 공개” 이례적 요청

Posted June. 21, 2017 08:32,   

Updated June. 21, 2017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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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미연합 군사훈련과 미군 전략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는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특보의 발언이 파장을 낳고 있는 가운데 미군이 대표적 전략자산인 전략폭격기 B-1B를 한반도에 전개했다.

 20일 군 당국에 따르면 B-1B 2대는 이날 새벽 괌 앤더슨 기지에서 출격해 3시간여 만에 한반도 상공에 도착했다. 한국 공군 F-15K 2대와 연합훈련을 했고, 강원도 필승사격장에서 모의폭격 훈련도 진행했다. 한반도에 머문 시간은 2∼3시간가량이다.

 B-1B가 한반도로 출격한 것은 올해 알려진 것만 7번이다. 이번 출격은 문 특보의 ‘전략자산 전개 축소’ 발언 직후여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미국 정부의 불쾌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관측도 있다.

 군 관계자는 “B-1B 출격은 문 특보 발언이 있기 전 결정됐다. 오토 웜비어 사망과는 우연히 겹친 것”이라면서도 “미측에서 문 특보 발언 직후인 지난 주말 갑자기 ‘B-1B 출격 사실을 적극적으로 홍보하라’는 지침을 주한미군에 내려보낸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에 따라 주한미군은 한국 공군에 B-1B 비행 모습을 공중 촬영해 국내 언론에 배포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오후 미 태평양사령부 홈페이지 등에도 해당 사진이 게재됐다. 그동안 미측이 B-1B 출격 자체를 공개하지 않거나 출격 사진을 배포하는 일이 거의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이를 두고 미측이 “미군 전략자산의 한반도 전개는 북한과의 협상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점을 널리 알리기 위한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한편 시어도어 마틴 주한 미 2사단장은 19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수준의 한미연합 훈련에) 만족하지 않는다. 더 많은 훈련이 필요하다”며 한미연합 훈련 축소 발언에 우회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손효주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