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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미사일 쏴대는데 사드 중단… 美 “이해 못한다” 할 수밖에

北 미사일 쏴대는데 사드 중단… 美 “이해 못한다” 할 수밖에

Posted June. 09, 2017 07:08,   

Updated June. 09, 2017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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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어제 강원도 원산에서 동해로 단거리 지대함 순항 미사일 몇 발을 쐈다. 새 정부 출범 후 한 달 새 다섯 번째 미사일 도발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민안위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안보에 관한 한 양보는 없다면서 환경영향평가를 이유로 예정됐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발사대 4대의 추가 배치를 중단시킨 것을 어떻게 봐야할지 모르겠다.

 어제 약 200km를 날아간 미사일은 한국과 미국의 해군 함정이 북한 해역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정밀 타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보인다. 북은 앞서 지난달 14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호에 이어 21일 준중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2형, 27일 지대공 미사일 KN-06, 29일 스커드급 탄도미사일을 쐈다. 일본, 괌의 미군기지와 하와이 미 태평양사령부까지 칠 수 있는 5종의 미사일을 잇달아 장·중·단거리 ‘미사일 종합세트’가 완성돼가고 있다는 뜻이다. 제임스 시링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장은 “이제 핵탄두를 장착한 북한의 ICBM이 미국에 도달한다고 봐야 한다”고 7일 미 의회에서 증언했다.

 같은 날 청와대 관계자는 “사드가 지금 당장 정말 시급하게 설치돼야 할 만한지, 법적인 투명성과 절차를 생략하면서까지 가야 되는 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성주골프장에서 시험운용 중인 X밴드 레이더와 발사대 2기는 그대로 두되 추가 반입된 발사대 4기는 1년 이상 걸리는 전략환경영향평가를 거칠 예정이다. 하지만 사드 장비를 배치하지 않고 장기간 방치할 경우 성능 저하와 오작동이 우려된다. 이미 배치된 장비도 임시로 비상용 발전기로 작동하고 있지만 그나마 유류 반입을 시위대가 막는 바람에 북극성-2형 발사 때는 기름이 없어 작동을 못했다니 기막히다. 이러다가 미국이 사드를 도로 빼겠다고 하면 어쩔 참인가.

 딕 더빈 미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가 7일 한국의 사드 논란에 대해 “그들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 31일 문 대통령에게 “한국이 사드 배치를 원치 않으면 관련 예산을 다른 곳에 쓸 수 있다”고 했다. 이달 말 한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선 한미동맹 균열에 대한 우려가 이미 높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도 예측불허지만, 그 역시 반입된 사드조차 활용하려 들지 않는 한국 정부를 이해하긴 어려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