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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위한 시 3편 쓴 미 계관시인

Posted May. 23, 2017 06:16,   

Updated May. 23, 2017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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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은 한강을 따라 간다. 우리가 향하는/산에서 발원해 서쪽으로 흐르는 강./오늘 아침 그 길은 강빛을 닮아 회청색,/황금색 줄무늬에 바람결. 팔월,/비 온 후 구름 자욱한 아침. 하늘은/옅은 회색. 햇살 반짝이는 길가 웅덩이/너무나 환해 세상을 떠받들고 있는 것 같아/열심인 젊은 수도승 꼿꼿한 자세처럼.”(로버트 하스, ‘백담사행 버스’ 전문)

 서울국제문학포럼 참석차 최근 방한한 로버트 하스 미국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석좌교수(76)가 한국을 소재로 삼아 쓴 시 3편이 22일 번역 소개됐다. 하스 교수는 ‘인간의 소망(Human Wishes·1989년)’을 비롯한 시집을 냈으며 미국에서 계관시인으로 두 차례 추대됐고 퓰리처상을 비롯한 다수의 문학상을 받았다.

 그가 쓴 한국에 관한 시는 ‘백담사행 버스’를 비롯해 석굴암 가는 길을 배경으로 쓴 ‘검은 머리 댄서를 위한 옷’, 6·25전쟁을 소재로 삼은 ‘판문점, DMZ를 다녀와서’ 3편이다. 번역은 정은귀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맡았다. 하스 교수는 ‘판문점…’에서 ‘적어도 공동의 부끄러움을 느껴야 하는 인간들이 이러한 사실들을 어떻게 받아들였는지 아무런 증거가 없어’라면서 전쟁으로 죽어간 사람들의 비극을 짚는다.



조종엽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