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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러에 기밀유출 의혹...민주당 “정보기관 뺨 때린 꼴”

트럼프, 러에 기밀유출 의혹...민주당 “정보기관 뺨 때린 꼴”

Posted May. 17, 2017 07:24,   

Updated May. 17, 201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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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최근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세르게이 키슬랴크 주미 러시아 대사를 만난 자리에서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 정보를 유출했고, 이 때문에 정보를 제공한 중요한 정보원이 위험에 처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뒤 러시아 내통 의혹에 더 시달리고 있어 당분간 파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다음 날인 10일 백악관에서 방미 중인 라브로프 장관 등 러시아 정부 고위 관료들을 만나 IS 문제를 논의하던 중 관련 기밀을 유출했다. WP에 이 사안을 확인해 준 전·현직 관리들은 이 정보는 미국과 정보공유협정을 맺은 한 파트너가 제공한 것인데, 내용이 너무 민감해 동맹국 간에도 공유를 제한하고 심지어 미 행정부 내에서도 일부만 알고 있는 1급 정보라고 전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관리는 WP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유출한 IS 관련 정보는 암호화된 정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가 동맹과 공유하는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러시아 대사에게 유출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중동의 한 동맹국이 IS의 테러 음모와 관련된 정보를 제공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과 공유한 것은 동맹국이 이 정보를 수집한 지역인 시리아 도시에 관련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노트북 컴퓨터를 이용한 IS의 항공기 테러 관련 정보가 오갔다고 전했다.

 WP 등의 보도가 사실이라면 트럼프와 러시아 간 내통 의혹을 더 부추길 수 있어 여야 간 정쟁이 더 거칠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더군다나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첫 순방지로 중동, 유럽을 방문하면서 19일 첫 기착지로 IS 격퇴전 수행을 위한 핵심 동맹인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한 만큼 논란은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상원 정보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마크 워너 의원은 이날 트위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측에 기밀을 제공했다는 의혹이 사실이라면 미 정보당국의 뺨을 때린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과 라브로프 외교장관 면담에 배석했던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과 함께 성명을 내고 정보 유출 의혹을 부인했다. 맥매스터 보좌관은 성명에서 “(러시아 외교장관과) 구체적인 테러 위협에 대해 논의했다. 그러나 (정보) 소스나 수단, 공개되지 않은 군사행동 등은 논의되지 않았다. 보도된 스토리는 거짓”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숀 스파이서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내통 의혹 사건을 놓고 코미 전 국장과 대화한 내용이 담긴 테이프가 존재하는지에 대해 확인을 거부했다. 스파이서 대변인은 테이프 존재 여부를 묻는 질문에 “대통령은 자기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만 말하며 즉답을 피했다.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