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文, 결연한 대북압박으로 김정은이 다시 보게 하라

文, 결연한 대북압박으로 김정은이 다시 보게 하라

Posted May. 16, 2017 07:23,   

Updated May. 16, 2017 07:28

ENGLISH

 북한이 14일 발사한 미사일은 미국 알래스카까지 타격할 수 있는 신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근접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북 매체들은 어제 “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 시험발사를 성공적으로 진행했다”며 미사일이 “최대정점고도 2111.5km까지 상승비행하여 787km 공해 상의 목표수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북이 고각 대신 정상 각도로 발사할 경우 사거리가 4000∼6000km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우리 군은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가 짧고, 지상에서 발사된 것을 들어 ICBM이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은 아닌 것으로 봤으나 북이 예상 외로 강력한 미사일을 개발한 것이다.

 북은 ‘화성-12’형 미사일에 대형 중량의 핵탄두 장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또 “가혹한 재돌입 환경 속에서 핵탄두 폭발체계의 동작 정확성을 확증했다”고 밝혀 ICBM 개발의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에서도 진전이 있음을 시사했다. 군은 이번 미사일의 하강 속도가 마하 15∼24로 추정돼 ICBM(마하 24 이상)보다는 느리다며 재진입 기술은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본다. 하지만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는 마하 7 이상이면 요격할 수 없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마하 14까지만 요격할 수 있어 사실상 북의 위협에 무방비로 노출된 셈이다. 

 김정은이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우리의 타격권 안에 들어 있다”고 위협한 것을 허풍으로 간주하기 어려워졌다. 그는 3월 고출력 로켓 엔진 연소 시험에 성공하자 “3·18 혁명”이라며 “어떤 사변적 의의를 가지는 지 온 세계가 곧 보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발사엔 이 엔진을 하나만 사용했지만 여러 개를 묶으면 ICBM 추진체가 될 수 있다. 북의 핵 미사일이 미 본토와 태평양 미군 기지들을 타격할 수 있게 된다면 유사시 미국의 증원 전력 투입에도 차질이 생긴다. “아직은 그런 수준은 아니다”라고 여유를 부리기엔 북의 핵과 미사일 개발 속도가 너무 빠르다.

 미국은 이번 도발을 강력히 비난하며 국제사회와 대북 압박을 더욱 강화할 태세다. ‘한반도 4월 위기설’이 넘어가면서 북-미 대화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대화에 나설 명분이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응이 중요하다. 협상으로 비핵화를 촉진하겠다는 구상은 취지는 좋아도 현 단계에선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국제사회 기류와 동떨어진 대화론으로 북의 방패 역할이나 한다면 한미동맹은 균열이 가고, 김정은도 내심 문재인 정부를 얕잡아 볼 것이다. 나중에 협상 카드를 요긴하게 쓰기 위해서도 지금은 김정은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것이 옳다. 문 대통령이 결연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