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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최악의 랜섬웨어

Posted May. 15, 2017 07:19,   

Updated May. 15, 2017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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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국가보건서비스(NHS·한국 건강보험공단 격) 산하 병원 직원들이 사이버 공격을 받은 건 13일. e메일이 안 열리는가 싶더니 의료시스템과 환자 보호시스템이 차례로 다운됐다. 곧이어 협박 편지가 떴다. 각자 사흘 안에 비트코인(가상화폐) 300달러어치를 사야 파일 복구가 가능하고 그렇지 않으면 일주일 후 영영 파일을 볼 수 없다는 거였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48개 병원이 응급 진료를 중단해 환자 이송에 진땀을 뺐다고 전했다. 

 ▷랜섬(ransome·몸값)+웨어(ware·제품)란 이름 그대로 데이터를 인질로 잡아 돈을 요구하는 ‘사이버 인질극’이다. 2005년 처음 등장해 다양한 변종으로 진화했다. 이번엔 단 하루만에 100여 개 국이 7만5000번 공격을 당했고 한국에서도 발견됐다. 유로폴(유럽연합 소속 경찰기구)은 “역사상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고 했다.

 ▷랜섬웨어 개발자는 러시아 해커 예브게니 마하일로비치 보가체프(33). 역사상 가장 악랄하고 위험한 해커로 현상금만 300만 달러(33억원)가 걸려있다. 2014년 미 법무부는 그가 12개국 다국적 해커들로 구성된 범죄 집단을 이끌며 컴퓨터 사용자들의 계좌를 해킹해 총 1억 달러를 가로챘다고 했다. 글로벌 보안업체 시만텍은 지난해 랜섬웨어 공격수는 전년대비 36%가 늘었고 범죄자들 요구금액도 평균 1077달러(120만원)였다고 했다. 하지만 돈을 준다 해도 파일 복구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랜섬웨어는 익명성과 초국경성을 바탕으로 한 사이버 범죄가 추적이 힘든 가상화폐를 등에 업고 초연결시대가 만든 무시무시한 속도로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선진 각국은 몇 년 전부터 민관군이 통합된 사이버방어조직을 운영 중이다. 미국 사이버사령부는 국방뿐 아니라 민간 기업 방어까지 함께 맡는다. 일본도 총리실 산하 국가사이버안보센터가 민관군을 총괄한다. 우리는 국정원 미래부 국방부로 흩어져있다. 국가안보 차원에서 안보실장이나 국정원장 지휘 하에 통합조직을 만들어 대대적 역량강화에 착수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