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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관영매체 “김일성 때문에 중국군 수십만 희생”

中관영매체 “김일성 때문에 중국군 수십만 희생”

Posted May. 06, 2017 08:04,   

Updated May. 06, 20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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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중국의 대북 제재에 대해 ‘붉은 선(레드 라인)’을 넘어섰다며 비난하자 중국 관영 매체가 북한에서 가장 추앙받는 김일성까지 거론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의 해외판 소셜미디어 매체인 샤커다오(俠客島)는 4일 ‘북한 조선중앙통신의 중국 비판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는 제목의 평론에서 6·25전쟁에 대한 김일성의 책임론을 거론하기도 했다. 김일성이 한반도를 통일시키려고 전쟁을 일으키지 않았다면 중국군이 참전해 20만 명 가까이 전사하는 일은 없었다는 것이다. 또 김일성의 남침이 20년에 걸친 중-미 냉전을 초래했으며, 양안 문제가 지금까지 해결되지 못하는 것도 모두 북한의 고집이 가져온 피해라고 주장했다.

 평론은 이어 “북한이 자신들이 자주적 권리라고 생각하는 핵 개발을 중국이 반대했기 때문에 북-중 관계가 나빠졌다고 생각한다면 맞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은 자신들의 핵 개발을 반대하면 적이고 지지하면 벗이라고 하는데, 이런 시각에서 보면 이미 전 세계가 북한의 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70년 동안 반미(反美)의 교두보로 중국 대륙의 안보를 지켜왔기 때문에 중국이 북한의 모든 요구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해 왔지만 이는 적반하장”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오히려 중국이 북한의 안보를 지켜 주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3일 논평에서 “1950년 이래 북한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완충지대를 제공해 중국의 평화와 안전을 지켜줬다. 중국은 북한에 감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샤커다오는 “중국의 중재가 없으면 북-미 갈등은 더 심해지고 미국이 무력을 통해 북핵을 해결할 가능성도 있다”며 북핵 문제 해결에 중국의 역할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책 연구기관인 상하이사회과학연구원의 한 연구원도 인터넷 매체 펑파이(澎湃) 기고에서 “북한은 생명과도 같은 핵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하지만, 북한이 미국의 무력 공격을 당하지 않은 것은 중국과의 우호 관계 덕분”이라며 “북한의 생명선은 핵무기가 아니라 중조 우의(友誼)”라고 충고했다.



구자룡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