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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1만 3000 광년 거리 떨어진 지구와 닮은 외계 행성 발견

국내 연구진, 1만 3000 광년 거리 떨어진 지구와 닮은 외계 행성 발견

Posted April. 27, 2017 07:24,   

Updated April. 27, 2017 0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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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연구진이 자체 구축한 천체 관측 시스템으로는 최초로 태양계 밖에서 지구형 행성을 찾았다.

 한국천문연구원은 미국항공우주국(NASA), 미국 캘리포니아공대 등과 공동으로 천문연의 지상망원경 ‘외계행성탐색시스템(KMTnet)’과 NASA의 우주망원경 ‘스피처(Spitzer)’로 지구에서 1만3000광년(1광년은 약 9조4600억 km) 떨어진 지점에서 질량과 크기가 지구와 비슷한 외계행성(OGLE-2016-BLG-1195Lb)을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KMTnet는 천문연이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해 2015년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 3곳의 천문대에 독자적으로 구축한 천체 관측 네트워크다. 이충욱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지상망원경(KMTnet)과 우주망원경(스피처)을 함께 활용하면 우리가 두 눈으로 사물의 정확한 위치를 파악하듯 지구와 외계행성의 거리를 정확히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한 행성은 질량이 지구의 1.43배이며 암석으로 이뤄졌을 가능성이 높다. 중심별(항성)과의 거리도 태양-지구 거리인 1AU(천문단위·1AU는 약 1억5000만 km)와 비슷한 1.16AU다. 다만 중심별이 태양 질량의 7.8%에 불과하고 태양보다 차가운 적색왜성이어서 행성의 표면온도는 태양계 외곽의 명왕성(섭씨 영하 약 230도)보다도 낮다. 생명체가 존재할 가능성은 희박한 셈이다.

 이 행성은 현재까지 알려진 외계행성 중 중심별로부터 떨어진 거리가 비교적 멀다. 앤드루 굴드 천문연 해외초빙연구원(독일 막스플랑크천문학연구소 교수)은 “지구형 행성이 다양한 조건에서 형성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기존 예상보다 지구형 행성이 흔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재까지 발견된 외계행성 3600여 개 대부분은 중심별과의 거리가 1AU 이하로 가까웠다. 최근 39광년 거리의 별 ‘트라피스트-1’ 주변에서 발견된 외계행성 7개도 중심별과의 거리가 0.01∼0.06AU였다. 기존에는 주로 행성이 별 앞을 지나가는 동안 별의 밝기가 어두워지는 식(蝕) 현상을 이용했기 때문이다. 중심별과 행성이 너무 멀면 이런 현상을 볼 수 없다.

 반면 KMTnet는 행성의 중력에 의해 빛이 휘면서 별의 밝기가 순간 밝아졌다 어두워지는 ‘중력렌즈 현상’을 이용한다. 중심별과의 거리가 1∼10AU 내외인 행성을 관측하기 좋다. 중력렌즈법을 통해 발견한 외계행성은 세계적으로도 단 56개뿐이며, 이번에 발견한 행성은 그 중 크기가 가장 작고 지구와 가장 비슷하다. 이 연구원은 “앞으로도 NASA와 협력 연구를 통해 중력렌즈법을 통한 외계행성 탐색을 선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은 kyunge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