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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 중도신당 승리할까

Posted April. 22, 2017 07:02,   

Updated April. 22, 2017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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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선이 23일 치러진다. 어제 파리 샹젤리제 테러 직전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중도신당 ‘전진(前進)’ 후보 에마뉘엘 마크롱이 극우 국민전선 마리 르펜 후보를 근소한 표차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파인 공화당의 프랑수아 피용 후보, 최근 급상승세를 타는 극좌 장 뤼크 멜랑숑 후보가 그 뒤를 이어 1위에서 4위 후보가 각축을 벌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대선의 특징은 전통적 좌우파인 사회당과 공화당의 급격한 퇴조와 중도를 표방한 신당의 약진이다. 집권 사회당의 브누아 아몽 후보는 4위와 큰 격차를 보이는 5위로 결선 진출 가능성이 거의 없다. 공화당 피용 후보는 3위의 지지율을 보이고는 있으나 결선 진출이 어둡다. 우리나라 대선에서 우파 새누리당이 분열하면서 당선 가능성에서 멀어지고 좌파에서 국민의당이 중도를 표방하고 떨어져 나와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위협하고 있는 것과 유사한 점이 없지 않다. 단지 프랑스에서는 전통 좌파 정당이 몰락한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전통 우파 정당이 몰락한 점이 차이라면 차이다.

프랑스 대선은 1차 투표 이후에 과반을 얻은 후보가 없으면 1주일 뒤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한다. 여론조사에서 1,2위를 달려온 마크롱과 르펜이 23일 1차 투표를 통과해 결선에서 맞붙는다면 마크롱이 르펜을 크게 이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어제 샹젤리제 테러로 우파 피용이나 극우 르펜이 약진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러나 예상대로 마크롱이 당선된다면 공화당과 사회당 집권만 경험해본 프랑스로서는 초유의 일이다. 주요 선진국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제3당이 단독 집권한 사례가 거의 없다. 프랑스의 대선 결과는 우리나라 대선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독일처럼 기업의 생산성을 높이는데 주력하지 못하고 노동시간 축소 등의 나눠먹기로 일자리 부족을 해결하려고 한 것이 프랑스의 고질적인 문제다. 정권마다 거의세계 최고 수준인 청년 실업율을 해결하지 못하고 선거에서 철퇴를 맞고 쫓겨났다. 2015년 파리 테러와 2016년 니스 테러 이후 안보 불안은 국가운영능력 자체에 의문을 갖게 만들었다. 그러나 기존 정당이 미우니 새 정당에 기대를 걸어본다는 심리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문제의 본질을 냉철히 보고 고통스럽더라도 옳은 해답을 추구하는 유권자만이 국가를 다시 발전의 길에 올려놓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