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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비행기에서 쫓겨나지 않는 법

Posted April. 13, 2017 07:21,   

Updated April. 13, 2017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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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몇 년 전 일이다. 미국 시카고 오헤어국제공항에서 노스캐롤라이나 롤리공항까지 가는 비행기가 날씨 때문에 출발이 지연됐다. 오전 11시에 뜨기로 한 비행기가 밤 10시에야 이륙했다. 오후에 비가 주춤하면서 비행기들이 하나 둘 뜨기 시작했지만 내가 타기로 된 유나이티드항공(UA)은 요지부동이었다. 항공사 직원은 “최종 판단은 기장이 한다”며 승객들의 불만을 일축했다. 특파원 시절 미국 국내선을 타고 출장 갈 때 공항에서 체크인을 하면 주로 뒤쪽 자리에 배정됐다. 뚱뚱한 흑인들 틈 사이에 끼어 꼼짝달싹 못하는 불편을 겪은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안전이 중시되는 비행기 안에서 항공사는 ‘독재자’에 버금가는 막강한 권력을 휘두른다. 미국연방법은 승객들이 반드시 승무원 지시에 따라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공항에서 불평을 늘어놓거나 까탈스러워 보이는 승객들을 예의주시하다가 최종 탑승자 명단에서 빼버리기도 한다. 비행기 탑승 후라도 승무원이 내리라고 하면 지시를 따라야 한다. 비행기표는 항공사가 승객에게 한 지역에서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계약일 뿐 특정 비행기 편이나 좌석까지 보장하지는 않는다.

 ▷베트남계 미국인 의사 데이비드 다오(69) 씨가 시카고 오헤어공항에서 오버부킹(정원 초과 예약)된 유나이티드항공 비행기를 탔다가 공항경찰에게 강제로 끌려나오는 봉변을 당했다. 신원이 처음엔 화교(華僑)로 잘못 알려진 바람에 분노한 중국에선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핫이슈 1위에 누적 조회수 6억 뷰를 돌파했다.

 ▷오버부킹된 비행기에서 튕겨나가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터넷으로 미리 좌석을 배정받을 것을 권했다. 공항에 가서 체크인하면 ‘항공유목민’ 신세가 될 가능성도 높아진다. 항공사들은 탑승 수속을 한 역순으로 탑승객 명단에서 빼버리기도 한다. 그러니 가급적 일찍 체크인해야 한다. 가족과 함께 여행한다면 같이 예약하고 따로 예약했다면 항공사에 전화를 걸어 알려놓는 것이 좋다. 아이가 있는 가족은 떼어놓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