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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버부킹 美 유나이티드항공 ‘갑질’

Posted April. 12, 2017 07:03,   

Updated April. 12, 2017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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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승 정원보다 많은 승객을 받은 미국의 유나이티드항공이 하차를 거부한 승객을 짐짝처럼 끌어내리는 1분 43초 분량의 유튜브 영상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피해를 입은 승객이 중국인이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인종차별 논란으로 번지고 있다.

 9일 미국 일리노이 주 시카고에서 켄터키 주 루이빌로 가는 유나이티드항공 편에서 정원을 초과해 항공권을 파는 ‘오버부킹(overbooking)’이 생겨 승객 4명이 내려야만 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자발적 하차 승객에게 800달러를 주겠다고 했지만 아무도 나서지 않자 컴퓨터 추첨으로 4명을 선정했다.

 이 중 동양인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자신이 의사라고 밝히고 “이튿날 환자 진료가 있기 때문에 내릴 수 없다”며 버티자 항공사 측은 경찰력을 동원했다. 이 승객은 기내 바닥에 몸이 닿은 채 질질 끌려 나오는 과정에서 안경이 벗겨지고 좌석 손잡이에 부딪혀 얼굴에 피를 흘렸다. 이 남성은 “내가 중국인이라 지목된 것 같다”며 인종차별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항공사의 지주회사인 유나이티드 콘티넨털 홀딩스는 오버부킹을 한 사실은 사과했지만, 강제로 승객을 끌어내린 것은 절차에 따른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오스카 무뇨스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승무원들은 정해진 지침에 따른 것”이라며 직원들을 두둔하는 듯한 면피성 발언을 해 또 한 번 물의를 빚었다.

 소셜미디어상에선 항공사의 과잉 대응과 사과 태도를 질타하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피해 승객이 69세의 화교 출신 의사라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가 들끓었다. 웨이보에는 ‘유나이티드항공 강제 승객 퇴거’라는 해시태그가 퍼지고 있고, 관련 소식 조회수가 하루도 안 돼 1억 회를 넘어섰다. 일부 누리꾼들은 불매 운동을 주장하며 항공사 회원 카드를 가위로 자른 사진을 게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유명 가수 리처드 막스 역시 “이건 정말 비현실적”이라며 불매 운동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수연 s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