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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백악관’ 마러라고 리조트

Posted April. 07, 2017 07:17,   

Updated April. 07, 2017 0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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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플로리다 주 팜비치에 있는 마러라고 리조트는 식품회사 ‘포스트시리얼’의 상속녀인 마조리 메리웨더 포스트가 1927년 8만 달러를 들여 지은 대궐 같은 별장이다. 1973년 포스트는 플로리다 주정부에 대통령별장으로 써 달라는 유언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이듬 해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이 곳을 들렀지만 별장으로 쓰기엔 부적합하다고 판단했다. 관리비용만 연 100만 달러가 드는데다 인근 팜비치 국제공항에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별장 위를 날아다녀 경호에도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포스트재단에 넘겨진 마러라고를 도널드 트럼프가 1986년 1000만 달러에 사들여 개인별장으로 사용해 왔다. 1만㎡(3025평) 부지에 객실 126개, 수영장, 골프장, 대연회실을 갖추고 있다. 회원제(500명)로 운영되며 하루 숙박료가 2000달러다. 트럼프는 백악관 입성 후 금요일만 되면 따뜻한 플로리다로 날아갔다. 취임 후 17일을 마러라고를 찾아 10번이나 골프를 쳤고, 버지니아주 스털링에 있는 트럼프내셔널골프클럽에 4번, 워싱턴 트럼프인터내셔널호텔에도 2번 방문했다. 모두 트럼프가 세운 트럼프오거너제이션이 주인이다.

 ▷마러라고는 ‘겨울백악관’ ‘남부백악관’으로 불린다. 2월 아베 신조 일본 총리를 초청해 골프장 27홀을 돌고 부부동반으로 식사를 했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도 여기서 열렸다. 백악관에서 자동차로 30분이면 가는 대통령 전용별장 캠프데이비드를 놔두고 마러라고를 이용하는데 드는 에어포스원(대통령전용기)과 경호 비용, 숙박료 등은 모두 국민세금이다. 두 달 동안 2000만 달러는 들었다고 한다.

 ▷패밀리 비즈니스와 대통령의 의무 사이에서 벌어지는 이해상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트럼프는 두 아들에게 경영권을 넘긴다고 했지만 트럼프패밀리가 이득을 얻는 구조는 매한가지다. 사위 재럴드 쿠슈너에 이어 패션과 보석사업을 하는 맏딸 이방카까지도 웨스트윙에 사무실을 내준 트럼프다. 공사(公私) 구분을 못하는 트럼프가 한국 대통령이었다면 탄핵 위기에 내몰리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