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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美-中정상회담 코앞 미사일 무력시위

Posted April. 06, 2017 07:21,   

Updated April. 06, 2017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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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6일(현지 시간)부터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발을 감행했다.

 5일(한국 시간) 합동참모본부와 미 태평양사령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6시 42분경 함경남도 신포에서 신형 중거리탄도미사일 ‘KN-15(북극성-2형)’ 1발을 발사했다. 정상 각도(30∼40도)로 발사된 미사일은 최고 고도 189km까지 상승했으며, 60여 km를 비행한 뒤 동해상에 낙하했다. 2월 12일 신형 고체 엔진을 장착한 KN-15를 최초로 발사해 최고 고도 520km, 사거리 500km를 기록했을 때보다 뒷걸음질 친 셈이다. 정부 소식통은 “엔진 결함으로 추력이 제대로 나오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한 달여 만의 급격한 성능 퇴화를 두고 일부 전문가들은 북한이 KN-15 개량형을 처음 시험 발사했다가 실패한 것이란 분석도 내놨다.

 한미는 대북 경고에 나섰다. 합참은 “북한의 도발은 북한 정권의 몰락을 재촉하는 길임을 엄중히 경고한다”고 밝혔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직접적인 경고 대신 “미국은 북한에 대해 (더 이상 도발하지 말라고) 충분히 말했다. 더는 할 말이 없다”며 대북 군사 옵션 사용 등 행동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북한의 도발이 6차 핵실험 등 당초 예상된 ‘초고강도’에 한참 못 미친 것을 두고 철저히 계산된 ‘수위 조절 도발’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북핵 문제 해결에 나서라”며 연일 중국을 압박 중인 미국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중국 역할론 ‘쐐기 박기’에 나설 것에 대비해 중국 쪽에 메시지를 보냈다는 것이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중국은 이번 도발을 두고 북한이 우려와 달리 ‘레드 라인’을 넘지는 않았다고 판단해 안심할 것”이라며 “중국은 대북 제재 강화 요구를 일부 수용하면서도 미 측에 북한과의 대화를 권고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중국을 향해 사실상 “북한 압박에 나설지, 미중 무역전쟁을 할지 택하라”며 최후 통첩성 발언까지 한 트럼프 대통령은 4일(현지 시간) 미 최고경영자를 대상으로 한 타운홀 미팅에서도 “북한은 정말 인류의 문제가 돼가고 있다.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을 포함해 여러 현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며 중국 압박 의지를 재차 밝혔다.



손효주 hjson@donga.com · 이승헌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