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평양 진격 상륙훈련 홍보 자제한 韓美...왜?

평양 진격 상륙훈련 홍보 자제한 韓美...왜?

Posted April. 04, 2017 07:07,   

Updated April. 04, 2017 07:15

ENGLISH
 한국과 미국이 경북 포항 일대에서 대규모 연합상륙훈련(3월 27일∼4월 5일)을 비공개로 진행하고 있어 그 배경이 주목된다.

 유사시 한미 해병대가 북한 해안에 최단 시간 안에 상륙한 뒤 평양을 공략하는 내용의 이 훈련은 미 전략무기의 한반도 전개와 함께 한미 연합 독수리훈련(FE)의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한미 군 당국은 매년 국내외 언론을 훈련 현장에 초청해 취재를 지원하고, 지휘관과 장병 인터뷰 등을 통해 대북 경고 메시지를 보내왔다. 이에 북한은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며 훈련에 대한 두려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지만 올해는 구체적인 훈련 일정을 공개하지 않고, 취재 지원도 없었다. 2일 포항시 독석리 해안에서 진행된 훈련의 클라이맥스인 ‘결정적 행동’(한미 해병대의 상륙 개시 및 적 해안 교두보 확보)도 사전 공지를 하지 않았다.

 군 당국자는 “한미연합사령부와 국방부가 올해 연합상륙훈련은 공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면서 “구체적 이유는 모른다”고만 밝혔다. 군 소식통은 “당초 취재진을 MV-22 오스프리(미 해병대의 수직이착륙 수송기)에 탑승시켜 결정적 행동 현장에서 취재 지원을 계획했다가 2주 전에 취소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6, 7일 열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의 첫 정상회담이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이 유력하게 제기된다. 두 정상의 만남을 앞두고 유사시 북한 지도부 장악과 평양 함락, 대북 안정화 작전을 상정한 대규모 한미 연합훈련이 부각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껴 ‘로키(low key) 대응’으로 선회했다는 것이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에 이어 한미 연합훈련이 국내외 언론에 크게 보도돼 중국을 자극하면 자칫 회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는 미 국무부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군 고위 소식통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핵 문제에 대해 중국의 협조를 이끌어내기 위해 한미 연합상륙훈련의 비공개 등 ‘수위 조절’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북한을 자극해 핵·미사일 도발을 부추기지 않기 위한 의도가 담겼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한국 미국 일본이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위협에 대응해 처음으로 연합대잠훈련을 실시한다고 국방부가 3일 밝혔다. 3일부터 5일까지 제주 남쪽 한일 중간수역 공해상에서 진행되는 이 훈련은 북한 SLBM 위협의 효과적 대응을 위해 한미일 3국 간 북한 잠수함 탐색과 식별, 추적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목적이 있다고 군은 설명했다.

 이 훈련에 한국 해군은 구축함(강감찬함)과 대잠 헬기 1대, 미 해군은 이지스 구축함과 MH-60 대잠 헬기, 해상초계기 각 1대, 일본 해상자위대는 구축함과 대잠 헬기 1대 등을 보낸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일 3국의 대잠훈련은 지난해 12월 한미일 안보회의(DTT)에서 논의된 이후 최초로 시행되는 것”이라며 “날로 점증하는 북한 핵·미사일 도발 위협에 대한 3국의 강력한 대응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1월 일본 언론은 한미일 DTT에서 미국과 일본이 한일 군사비밀정보보호협정(GSOMIA) 체결을 계기로 3국 연합대잠훈련을 제안했지만 한국 측 반대로 무산됐다고 보도한 바 있다.



윤상호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