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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심장 겨눈 런던 의사당앞 테러 5명 사망-40명 부상

민주주의 심장 겨눈 런던 의사당앞 테러 5명 사망-40명 부상

Posted March. 24, 2017 07:22,   

Updated March. 24, 2017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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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국 민주주의의 심장인 수도 런던 웨스트민스터 궁전 일대에 차량 질주 테러가 발생해 5명이 숨지고 40명이 다쳤다. 부상자에는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궁전과 대형 시계탑 빅벤을 관광하던 한국인 관광객 5명이 포함됐다. 32명이 사망하고 320명이 다친 벨기에 브뤼셀 연쇄 폭탄테러 이후 꼭 1년 만에 벌어진 이번 테러에 온 유럽이 충격과 공포에 휩싸였다.

 테러는 22일 오후 2시 40분경(현지 시간) 런던의 대표 관광지인 국회의사당 바로 앞 웨스트민스터 다리에서 시작됐다. 40대 남성으로 추정되는 용의자가 현대 i40 차량을 몰고 다리 인도를 내달리며 북적이던 인파를 연달아 들이받았다. 웨스트민스터 지하철역을 오가는 런던 시민들과 전 세계에서 몰려온 관광객들은 갑자기 돌진한 차량을 피하느라 일대가 아비규환으로 변했다. 차량에 치인 시민 2명이 현장에서 즉사했고, 1명은 세인트토머스 병원에 이송됐지만 숨졌다.

 용의자는 다리를 건너 빅벤 밑 난간에 차량을 들이받고는 흉기 두 자루를 양손에 쥐고 내린 뒤 웨스트민스터 궁전 앞을 지키고 있던 경찰을 향해 내달렸다. 비무장 상태로 현장을 지키던 경찰관 키스 파머(48)는 용의자에게 수차례 찔려 사망했다. 파머가 쓰러지는 걸 본 용의자는 인근 다른 경찰을 향해 돌진하다가 총격을 당한 뒤 현장에서 숨졌다.

 현장엔 한국인 단체관광객 23명이 다리 인도에 모여 빅벤을 바라보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차량 돌진에 놀라 대피하는 과정에서 박모 씨(67·여)가 넘어져 중상을 입었고 4명이 다쳤다. 박 씨는 세인트메리 병원으로 이송돼 수술을 앞두고 있다. 프랑스 학생과 영국 대학생, 루마니아 관광객 등도 부상을 당했다.

 영국 당국은 용의자가 국제 이슬람 테러단체에서 영감을 받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신원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민간인을 향해 차량을 돌진시키는 테러 방식으로 볼 때 이슬람국가(IS) 소행일 가능성이 제기된다. 현장에서는 검은색 수염을 기르고 어두운 피부를 가진 40대 남성 용의자가 들것에 실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조동주 djc@donga.com · 동정민 dit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