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지구상에 100마리도 없는 ‘신비의 새’ 뿔제비갈매기 전남 무인도서 국내 첫발견

지구상에 100마리도 없는 ‘신비의 새’ 뿔제비갈매기 전남 무인도서 국내 첫발견

Posted August. 08, 2016 06:54,   

Updated August. 08, 2016 07:27

ENGLISH
 지구상에 100마리도 없는 신비의 새 ‘뿔제비갈매기’가 국내에서 최초로 발견됐다.

 환경부와 국립생태원은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5마리가 전남 지역의 한 무인도에서 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7일 밝혔다.

 생태원에 따르면 뿔제비갈매기는 지구상에 남아 있는 개체수가 100마리도 안 되는 절대적인 희귀종이다. 노란색 부리 끝에 검은 점이 있다는 특징 외에 습성, 번식, 생태에 관해 알려진 정보가 거의 없어 ‘신비한 새’로까지 불릴 정도다. 다만 1930년대 중국, 대만, 필리핀 등에 소수의 개체가 잡힌 뒤 그 표본을 근거로 중국 동쪽 해안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 월동한다는 정도만 세계 조류학계가 추측해왔다.

 이후 63년간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멸종된 것으로 추정됐다. 멸종 원인은 중국 동부 쪽 해안에서 진행된 해안습지 개발에 의해 서식지가 사라진 점, 물고기 남획으로 먹을거리가 부족한 점 등으로 조류연구자들은 분석했다.

 그러던 중 2000년 중국 푸젠 성의 마츠 섬에서 4쌍이 다시 발견됐다. 현재 중국 저장 성 내 지안 섬, 우즈산 섬, 푸젠 성의 마츠 섬 등 단 3곳에서만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자연보전연맹(IUCN)은 뿔제비갈매기를 ‘야생에서 절멸위기에 직면했다’는 의미의 위급종으로 분류했다.

 그런 뿔제비갈매기가 국내에서 발견돼 조류학계를 놀라게 한 것. 국립생태원 연구진은 올 초부터 국내 무인도를 돌며 자연환경조사를 벌였다. 4월 전남의 한 무인도에서 괭이갈매기 무리에 섞여 번식을 시도하는 뿔제비갈매기 한 쌍을 우연히 발견했다. 뿔제비갈매기임을 재차 확인한 연구진은 탐방객 출입을 즉시 제한하는 조치를 내렸다.

 이후 2개월간 뿔제비갈매기의 번식 과정을 연구한 결과, 뿔제비갈매기 어미새 5마리가 섬에 살고 있었으며, 이 중 두 쌍이 산란했다. 한 쌍은 알을 품는 과정 중 부화에 실패했다. 다른 한 쌍만이 번식에 성공해 어린 새 1마리를 키운 뒤 함께 번식지를 벗어났다. 최종원 환경부 자연정책과장은 “한국은 뿔제비갈매기의 세계 4번째 번식지로 인정받게 됐다”고 말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