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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자산 金-채권마저 가격 폭락

Posted March. 14, 2020 07:49,   

Updated March. 14, 202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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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공포감이 금융시장을 덮치면서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과 채권에서 매도세가 나타나고 있다. 실물과 금융의 복합 위기에 대한 불안심리가 커지면서 투자자산을 가리지 않고 팔아치워 현금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은 전날보다 온스(1온스는 약 31.1g)당 3.2% 내린 1590.3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13일 KRX 금시장에서도 1kg짜리 금 현물의 g당 가격은 종가 기준 전날보다 1464원(2.29%) 내린 6만2275원을 나타냈다. 12일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4.5% 하락하는 등 상품 시장 전반에서 투매 장세가 나타났다.

 위험자산인 주식시장과 안전자산인 금값은 반대로 움직이는 게 일반적이다. 주가와 금값이 동시에 떨어지는 이례적인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글로벌 경기침체에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NYT)는 “월스트리트에서 뭔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 주식만 투매하고 있는 게 아니다”라고 전했다. CNBC도 “불확실성이 이제 패닉으로 옮겨갔다”고 평가했다.

 채권 금리도 급등(채권 값은 하락)하면서 주식과 채권, 원화의 가치가 일제히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 현상까지 나타났다. 13일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 1.157%까지 상승했다. 9일 0.998%까지 금리가 떨어졌던 것과는 상반된 흐름이다.

 일부 회사채는 20%가 넘는 금리로 거래되기도 했다. 9월 18일 만기를 앞둔 두산중공업의 회사채는 18.29%(종가 기준)까지 오른 것으로 알려졌다. 동일 신용등급의 일반적인 채권이 3.45∼3.5%에 거래되는 것에 비하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높은 회사채 금리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여실히 반영된 것”이라며 “탈원전 이슈와 코로나19 등의 여파가 해당 기업의 자금 조달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동혁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