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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월 예정 내한공연 95% 취소-연기

Posted March. 05, 2020 08:25,   

Updated March. 05, 2020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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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한국 여행을 제한하는 국가가 급증하면서 내한공연 시장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 4일 콘서트 업계에 따르면 3, 4월 해외 대중음악가 내한 콘서트를 연기하거나 취소하는 비율이 95%를 웃돈다.

 라이브네이션코리아는 14일로 예정된 영국 팝스타 영블러드의 첫 내한공연을 취소한다고 밝혔다. 미국 유명 재즈 기타리스트 줄리안 라지의 서울 콘서트(8일)는 공연을 불과 엿새 앞둔 2일 전격 취소됐다. 이 밖에 3, 4월 열기로 한 그린데이, 미카, 루엘, 칼리드의 내한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하반기로 잠정 연기됐다.

 코로나19 확산은 국내 공연기획사, 해외 음악가 에이전시 모두에 비상경보로 작용하고 있다. 서로 수시로 e메일을 주고받으며 한국의 확산 상황, 현지의 격리 및 입출국 제한 방침 정보를 교환하는 상황이다. 라지 등 여러 재즈 음악가의 내한을 준비한 기획사 플러스히치의 김충남 대표는 “‘서울이 봉쇄됐느냐’ 등 여러 걱정 어린 e메일이 온다. 미국발 한국행 항공편이 급감한 탓에 일부 멤버는 내한에 맞춰 예약한 항공편이 취소된 경우도 있었다”고 했다.

 비상 상황은 여름 야외 음악 축제까지 번지고 있다. 한 축제 관계자는 “음악가 본인은 방한을 강력히 희망해도 일단 한국에 다녀오면 격리를 시행해야 하는 상황이 잇따르면서, 자신의 다른 공연 일정이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것을 가장 두려워한다. 출연진 교체를 준비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5월 말 열리는 서울재즈페스티벌도 상황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주최사인 프라이빗커브 관계자는 “코로나19 탓에 해외 음악가들의 문의가 이어지고 있다. 행사는 예정대로 개최하되 최악의 경우 일부 출연진을 변경하는 가능성도 열어두고 이달 말까지 상황을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4월 30일 유네스코 지정 ‘세계 재즈의 날’을 맞아 준비한 미국 베테랑 재즈 피아니스트 재키 테라슨과 베니 그린의 내한공연도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주최 측 관계자는 “음악가들이 공연 취지에 공감해 방한을 강행하겠다는 의지가 강했다. 어제까지도 공연 홍보에 힘썼는데 투자자의 요청에 따라 4일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일단 홍보 마케팅 활동을 중단하고 이번 주말까지 상황을 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