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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韓美훈련 불필요”... ‘돈 주고 사는 동맹’ 전락하나

트럼프 “韓美훈련 불필요”... ‘돈 주고 사는 동맹’ 전락하나

Posted August. 27, 2019 07:30,   

Updated August. 27, 2019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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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만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한국이 워게임(한미 연합훈련)을 하는 것에 화가 나 있었다. 나도 그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완전한 돈 낭비’라고도 했다. 이번 훈련은 규모와 방식이 조정됐다고 하면서도 “할 필요가 없었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돈타령은 어제오늘이 아니다. 줄기차게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를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이다.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에서조차 ‘훈련에 돈이 진짜 많이 든다’ ‘주한미군을 빼내고 싶다’고 했다. 공동의 이익에 기초한 동맹을 일방적 시혜로 보는 인식도 어처구니없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대화와 한국 방어비용을 한데 묶어 계산하고 있다. 북-미 협상이 잘 되면 연합훈련 영구 중단과 주한미군 철수를 걱정해야 할 판이다.

 여기에다 우리 정부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결정함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의 청구서 목록에는 새로운 항목이 추가될 가능성마저 높다. 미국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한미일 안보협력의 연결고리를 끊은 만큼 이를 보상할 비용 청구의 명분을 준 것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미군 주둔 비용은 물론이고 연합훈련과 전략자산 전개, 호르무즈해협 방어, 남중국해 자유항행 비용까지 연 50억 달러(약 6조 원)의 청구서를 내민 터다.

 주한미군, 연합훈련, 연합사령부 등 한미동맹의 세 축은 흔들리고 있다. 미국 대통령은 주한미군 철수를 공공연히 얘기하고, 연합훈련은 사실상 도상(圖上)연습이 된 지 오래다. 연합사령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이 전환되면 한국군이 앞서고 미군이 뒷전에 앉는 구조로 개편된다. 북한의 잇단 미사일 도발로 위협을 키우고 있지만 우리 정부는 대화 재개에만 매달리며 트럼프 대통령의 잇속 빠른 돈 계산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청와대는 지소미아 파기가 오히려 ‘한미동맹의 업그레이드’ 계기가 될 것이라며 우리 안보역량의 강화를 내세웠다. 하지만 그 자강(自强)도 상당 부분 미국산 무기에 의존하는 형편에서 한미 간엔 대량 무기구입으로 간접적 비용 부담 합의가 이뤄진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온다. 이러다 돈 주고 사야 하는 동맹, 위기 때 흥정부터 하는 동맹이 될까 걱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