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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과 교역 위해 설치했던 조선 제포왜관 터 찾았다

日과 교역 위해 설치했던 조선 제포왜관 터 찾았다

Posted March. 13, 2019 07:40,   

Updated March. 13, 2019 0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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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5∼16세기 조선과 일본의 자유 무역 지대였던 ‘삼포왜관(三浦倭館)’ 가운데 유일하게 현존하는 제포왜관 터가 처음으로 확인됐다. 한일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조선과 왜(일본)의 선린우호 교류를 보여주는 한일관계사의 중요한 고고학적 발굴이라는 평가다.

 문화재청 허가를 받아 경남 창원시 진해구 제덕동 일대에서 발굴조사를 진행한 두류문화재연구원은 “지난해 진행한 발굴조사에서 조선 초부터 사량진왜변(1544년)이 발발하기 전까지 운영한 제포왜관 터를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제포왜관 터가 발견된 곳은 제덕만과 인근 냉이고개 사이에 위치한 7302여 m² 구역으로, 4층 규모로 조성된 대규모 계단식 지형이 확인됐다. 축대와 담장, 기단건물지 등 주거지 관련 유적뿐 아니라 당시 사용한 도자기와 기와 파편 등 수백 점이 무더기로 출토됐다.

 조선시대 왜관의 실제 유적지를 발굴조사를 통해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포를 비롯한 삼포왜관은 신숙주(1417∼1475)의 ‘해동제국기’(1471년)에 수록된 고지도 등에서 위치를 간접적으로 추정해 왔다. 나머지 부산포왜관과 염포왜관(울산) 터는 현대에 들어서 각각 부산진시장과 현대차공장 부지로 사용돼 유적지를 확인할 수 없다. 때문에 학계에선 유일무이한 왜관 터란 점에서 이번 발굴조사의 의미가 크다고 평가하고 있다.

 이청규 한국고고학회장(영남대 문화인류학과 교수)은 “한반도에 남아 있는 일본 관련 유적은 대부분 조선을 침범하면서 조성한 치욕의 역사를 상기시키는 반면, 제포왜관은 조선이 교역을 희망하는 왜에 토지를 할애하고 건물을 조성한 유적지라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한일 양국의 선린·우호 역사를 보여주는 제포왜관 유적지가 경색돼 있는 한일관계를 풀어 나가는 실마리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원모 onemo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