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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도착, 벤투호 공격력 업그레이드

Posted January. 15, 2019 07:37,   

Updated January. 15, 2019 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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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처음부터 함께하지 못해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2승을 기록한 팀이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도록 만들겠다.”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 59년 만에 아시안컵 정상에 도전하는 축구대표팀 ‘벤투호’에 합류했다. 4년 전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에 그친 뒤 굵은 눈물을 흘렸던 그는 두 번의 실패는 없다는 다짐이다. 손흥민은 “나도 많이 기다렸던 대회다. 대한민국이 잘할 수 있도록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 소속인 손흥민은 14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와의 경기(0-1 토트넘 패)에서 풀타임을 소화한 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두바이에 도착해 대표팀이 훈련 중인 아부다비로 이동한 그는 개인 훈련을 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손흥민은 조별리그 3차전 중국전과 토너먼트를 앞둔 대표팀의 공격 활로를 열어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필리핀, 키르기스스탄과의 조별리그 경기에서 모두 1-0으로 승리한 대표팀이지만 공격력은 합격점을 주기 어려웠다. 매 경기 70% 이상의 볼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1골을 넣는 데 그치면서 실속 없는 경기를 펼쳤다.

 축구 데이터 분석업체 비주얼스포츠에 따르면 키르기스스탄전에서 대표팀의 ‘어태킹 서드’(경기장을 3등분했을 때 상대 수비 지역이자 우리 팀의 공격 지역) 패스 성공률은 73%였지만 페널티 에어리어에서는 46.9%로 떨어졌다. 상대 문전에 접근할수록 공격 효율성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비주얼스포츠 관계자는 “최전방 공격수 황의조에게 공격 비중이 몰리다 보니 상대가 패스를 차단하기 쉬웠다. 손흥민이 합류하면 수비를 분산시켜 공격을 전개할 공간을 많이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슈팅 능력이 탁월한 손흥민은 한국의 골 결정력을 높여 줄 수 있다. 이번 시즌 토트넘에서 12골을 넣은 그는 페널티지역 안에서는 동료와의 2 대 1 패스와 돌파로 득점을 성공시켰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이번 시즌 손흥민은 동료를 활용할 줄 아는 선수가 됐다. 이러한 점을 대표팀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손흥민에게 수비가 붙으면 상대적으로 여유가 생긴 동료 공격수가 득점을 시도하고, 수비가 붙지 않으면 손흥민이 일대일 돌파로 공격을 마무리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상대 밀집 수비가 흐트러지지 않을 경우에는 손흥민이 페널티지역 밖에서의 강력한 슈팅으로 득점할 수 있다. 손흥민은 지난해 12월 레스터시티전에서 환상적인 왼발 감아차기 중거리 슈팅(약 22m)으로 골맛을 봤다. 어려서부터 아버지와 함께 페널티박스 좌우측 45도 부근에서 하루에 각각 200번이 넘는 슈팅 훈련을 반복하면서 슈팅 감각을 키운 손흥민이다.

 손흥민은 빠르면 C조 1위가 결정되는 중국과의 조별리그 3차전부터 투입될 수 있다. 한국은 조 1위를 해야 8강에서 D조 1위가 유력한 난적 이란을 피할 수 있다. 변수는 손흥민의 체력 상태.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지난해 12월 2일부터 이달 14일까지 44일 동안 13경기를 소화했다. 파울루 벤투 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은 공격력을 개선해야 하는 상황이다. 최근 소속 팀에서의 활약이 좋았던 손흥민인 만큼 몸 상태를 잘 체크해 언제 경기에 나설지를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정윤철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