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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 외국인투수 떠난다

Posted November. 27, 2018 07:29,   

Updated November. 27, 2018 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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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더스틴 니퍼트(37·KT), 헨리 소사(33·LG) 등 KBO리그를 빛내던 장수 외국인 투수들을 내년에는 볼 수 없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니느님(니퍼트+하느님)’이라는 별명까지 붙은 니퍼트는 KT와의 결별이 유력하다. 올 시즌을 9위로 마무리한 KT가 외국인 투수 두 명을 모두 교체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 19일 우완 라울 알칸타라(26)와 65만 달러(약 7억3300만원)에 계약한 KT는 현재 보스턴 소속 윌리엄 쿠에바스(28)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장수 외국인 선수 니퍼트는 8시즌을 뛰는 동안 통산 102승을 거둬 외국인 투수로서는 처음으로 통산 100승 고지를 밟았다. 두산 시절인 2016년에는 22승으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와 한국시리즈 MVP를 동시 수상했다. 니퍼트는 올 시즌도 8승 8패 평균자책점 4.25로 제몫을 했다. 퀄리티스타트 20회는 두산 조쉬 린드블럼(21회)에 이어 리그 2위다. 하지만 30대 후반의 많은 나이와 잦은 부상 경력 등이 결별 사유로 꼽힌다.

 KIA와 넥센, LG를 거치며 KBO리그에서 7시즌을 뛴 헨리 소사도 LG와 재계약이 무산됐다. LG는 타일러 윌슨(29)과 재계약했고 우완 케이시 켈리(29)를 새로 영입했다. 150km 강속구를 가진 소사는 KBO리그에서 통산 68승 평균자책점 4.32의 준수한 성적을 거뒀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30경기 이상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한 그는 올해 9승 9패 평균자책점 3.52를 기록했지만 9월 고관절 부상 이후 후반기 평균자책점이 6.06으로 치솟는 등 기복이 있었다.

 여기에 올해부터 외국인 선수에 대한 소득세율이 최대 42%까지 치솟은 것도 재계약에 걸림돌이 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적 선수들은 한미 이중 과세 방지 조약으로 세금을 다소 감면받을 수 있지만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소사는 양국에 소득세를 내야 해 부담이 크다.

 올해 6월 넥센과 계약하며 KBO리그에 복귀한 에릭 해커(35) 역시 재계약이 불발됐다. 2013년부터 NC에서 활약한 해커는 2017년 재계약에 실패한 뒤 올해 넥센 유니폼을 입고 14경기서 5승 3패 평균자책점 5.20으로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힘을 보탰다. 시즌 종료 후 넥센은 선발진에 우완이 많은 점을 고려해 좌완 에릭 조키시(29)를 새 외국인 선수로 택했다.

 이들은 30대 중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와 부상 전력 등으로 타 구단 ‘재취업’ 역시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아직 외국인 투수를 뽑지 않은 삼성 관계자는 “재계약이 불발된 선수들을 영입할 가능성은 낮다. 건강한 젊은 선수를 찾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다”고 말했다.


조응형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