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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 또 한번 천적 골드슈미트에 발목…3⅔이닝 만에 ‘강판’

류현진, 또 한번 천적 골드슈미트에 발목…3⅔이닝 만에 ‘강판’

Posted April. 04, 2018 08:13,   

Updated April. 04, 2018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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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같은 공간에서 애리조나 출신 김병현(39)은 향긋한 추억을, LA다저스 류현진은 쓰라린 아쉬움을 남겼다.

 3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LA다저스 메이저리그 경기. 2018시즌 홈 개막전을 치른 애리조나는 팀 창단 20주년을 기념해 뜻깊은 시즌 첫 무대 시구자로 김병현을 초대했다. 김병현은 팀의 초대 월드시리즈(2001년) 멤버로 전설의 클로저로 이름을 날렸다. 1999∼2003년까지 애리조나에서 뛴 김병현은 메이저리그 통산 86개의 세이브 중 70개를 애리조나에서 거뒀다.

 지난겨울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뛰며 현역 연장 의지를 보였던 김병현은 이날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다시 공을 던지고 싶다. 하지만 당장은 아니다. 나이가 너무 많다”며 웃었다. 상대 선발로 나서게 된 류현진에 대해서는 “워낙 잘 던지는 친구다. 하던 대로 하면 된다”고 치켜세웠다. 류현진과 애리조나 중 누구를 응원하느냐는 질문에는 “곤란한 질문”이라더니 “애리조나”라고 답해 친정 사랑을 보여줬다.

 김병현의 애리조나 응원이 너무 강했을까. 류현진은 5선발로 입지를 다지기 위한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앞서 등판한 팀 내 선발요원 가운데 유일하게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됐다. 류현진은 1회초 다저스 타선의 득점지원을 3점이나 받았지만 이 행운을 오래 잡지 못한 채 3과 3분의 2이닝 5피안타 5볼넷 3실점한 뒤 교체됐다.

 1회말 류현진은 공 다섯 개로 2아웃을 잡으며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이후 폴 골드슈밋(2루타), A J 폴록(2루타)에게 연속 장타를 허용해 첫 실점을 했다. 이날 류현진은 제구에 애를 먹고 3회에만 27개의 공을 던졌다. 3회 1사 이후 케텔 마르테에게 3루타를 허용한 뒤 볼넷으로 만루를 채운 류현진은 실점 위기 상황에서 만난 제이크 램에게 결국 스트레이트 볼넷을 던져 추가 실점을 했다. 류현진의 통산 두 번째 밀어내기 볼넷 실점이었다.

 류현진은 4회에도 선두타자를 다시 볼넷으로 내보낸 뒤 병살로 2아웃을 잡으며 위기를 모면하는 듯했다. 하지만 다시 단타를 허용한 뒤 직전 타석에서 류현진을 괴롭혔던 마르테에게 또 한번 3루타를 내줘 3-3 동점을 허용한 뒤 이닝을 마치지 못하고 교체됐다.

 경기는 15회 연장 끝에 애리조나가 8-7로 이겼다.


임보미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