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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종이에 그려 만드는 배터리

Posted March. 28, 2018 07:26,   

Updated March. 28, 2018 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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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려 발광다이오드(LED)를 밝히는 배터리가 개발됐다.

 이상영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및화학공학부 교수팀은 연필심을 전지의 양극으로 사용하는 아연-공기 배터리를 개발했다. 연필심을 재료로 쓰는 것이 아니다. 종이에 연필로 그림을 그리면 배터리가 만들어진다.

 연구팀이 개발한 아연-공기 배터리와 같은 금속-공기 배터리는 공기와 닿아야 작동한다. 금속이 공기 중 산소와 만나 산화되는 현상을 이용한다. 외부 공기와 접촉하지 않도록 용기로 완전히 밀폐하는 일반 배터리와 달리 금속-공기 배터리는 사용 전에는 밀폐했다가 사용할 때 용기를 뜯어 공기와 접촉시킨다.

 연구팀은 종이에 수∼수십 μm(마이크로미터·1μm는 100만 분의 1m) 크기의 구멍이 있다는 점에서 영감을 얻었다. 종이에 있는 미세 구멍으로 공기가 드나들 수 있기 때문에 금속-공기 배터리를 만들 수 있었다. 탄소가 많은 연필을 양극 재료로 선택했다. 여기에 아연을 재료로 음극 물질을 잉크 형태로 개발해 종이 위에 펜처럼 쓸 수 있게 만들었다.

 이 펜으로 배터리를 만드는 방법은 아주 간단하고도 신기하다. 종이에 전기 회로를 그릴 때 이용하는 전도성 펜으로 그린 그림 위에 연필로 양극을, 아연 잉크로 음극을 그리고 전해질 잉크를 바르면 전압 1.2V 배터리가 만들어진다.

 배터리 재료가 잉크 타입이라 형태를 자유롭게 만들 수 있다. 그림에 응용하면 새로운 작품을 만들 수 있다. 형태만 그림일 뿐 일반 배터리와 동일하게 작동하기 때문에 교육용 키트로도 개발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이 배터리를 이용하면 어린이들이 직렬과 병렬 같은 전지의 기본 원리를 쉽고 재밌게 공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가희 동아사이언스기자 sol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