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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세 유영, 남선수 전유물 4회전 점프 ‘얏’

12세 유영, 남선수 전유물 4회전 점프 ‘얏’

Posted November. 08, 2016 07:22,   

Updated November. 08, 2016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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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겨 여왕’ 김연아(26)는 현역 시절 첫 점프 과제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을 선택했다. 라이벌이던 아사다 마오(일본)의 주무기는 이보다 기본 점수가 높은 트리플 악셀(3회전 반)이었다.

 “4회전 점프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여자 선수”라는 평가를 들었던 김연아였던 만큼 마음만 먹었다면 트리플 악셀도 뛸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굳이 부상 위험이 큰 트리플 악셀이나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할 필요가 없었다. 트리플 콤비네이션만으로도 김연아는 역대 최고점(228.56점)으로 여왕에 올랐다. 김연아는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그가 은퇴한 지 2년이 조금 지난 지금 한국 여자 피겨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김연아의 뒤를 이을 선수로 평가받는 유영(12·문원초·사진)이 트리플 악셀을 넘어 쿼드러플(4회전) 점프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영은 6일 서울 태릉 실내빙상장에서 열린 제18회 전국 남녀 피겨스케이팅 꿈나무대회 초등부 프리스케이팅에서 첫 점프로 쿼드러플(4회전) 살코를 시도했다. 두 발로 착지한 데다 회전수도 부족해 수행점수(GOE)에서 1.93점이나 깎였지만 한국 여자 선수가 공식 대회에서 쿼드러플 점프를 시도한 것은 처음이다.

 쿼드러플 점프는 남자 선수들의 전유물이었다. 소치 올림픽 남자 싱글에서 우승한 하뉴 유즈루는 쿼드러플 살코와 쿼드러플 러츠, 그리고 쿼드러플 루프를 뛴다. 쿼드러플 점프는 남자 선수가 국제무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술이다.

 국제무대에서 쿼드러플 점프에 성공한 한국 남자 선수는 남자 피겨의 미래 차준환(15·휘문중)이 유일하다. 차준환은 9월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주니어 그랑프리 3차 대회에서 기본점수가 10.50점에 달하는 쿼드러플 살코에 성공했다.

 유영은 “4회전 점프는 계속 훈련 중이며 큰 대회를 위한 프로그램에 포함시키기에는 많이 부족하다”라며 “이번 대회에선 실전에서 뛰어 본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시도했다”라고 말했다. 고성희 연맹 심판이사는 “경기 전 연습 때는 유영이 쿼드러플 살코를 곧잘 뛰더라. 실전이다 보니 긴장을 했던 것 같다”라며 “유영이 쿼드러플을 뛰기 시작했으니 아마 다른 선수들도 자극받았을 것이다. 피겨 전체로 볼 때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