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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린서 라켓 쥔 송승헌, 정구도 띄우네

Posted May. 22, 2014 0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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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기 배우 송승헌(38)은 두 달 가까이 처음 접해보는 정구에 매달렸다. 14일 개봉한 영화 인간중독에서 정구를 하는 장면(사진)이 있기 때문. 송승헌은 베트남전 영웅인 육군 교육대장 김진평 대령 역으로 캐스팅됐다. 영화의 배경이 된 1969년 정구는 국내 고급 사교 스포츠의 하나였다. 요즘으로 치면 골프나 테니스 정도로 저변이 넓었다. 해병대원으로 베트남에 파병됐던 김성재 대한정구협회 부회장은 1960년대까지 군대뿐 아니라 관공서, 은행 등에서 정구가 대세였다고 했다.

송승헌의 정구 코치는 국가대표 출신으로 2011년 세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딴 권란희였다. 송승헌은 촬영에 앞서 지난해 늦여름 서울 아차산 부근의 정구장에서 1주일에 한 차례씩 하루 2시간 가까이 라켓을 휘두르며 땀을 쏟았다. 어릴 적 테니스는 쳐봤다는 송승헌은 테니스보다 공이 부드러운 정구는 정말 활동적인 스포츠라 신나게 배울 수 있었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돼 즐겁게 촬영했다고 말했다.

이 영화는 지난 주말 전국 박스 오피스 1위를 차지했다. 개봉 후 1주일도 안 돼 누적 관객 수 70만 명을 돌파했다. 제자의 모습을 보려고 극장을 찾은 권란희는 송승헌 씨는 운동 신경이 뛰어났다. 영화에서도 전혀 어색하지 않았다. 정구를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태주 대한정구협회 사무국장은 흥행 호조가 정구 홍보에 도움이 될 것 같다. 송 씨를 홍보대사로 위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대한정구협회는 영화 제작 과정에서 라켓과 공 등 용품을 전달하고 조언해줬다. 정구는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 7개 전 종목 금메달을 휩쓴 대표적인 효자 종목이다. 9월 인천 아시아경기를 앞두고 송승헌 효과가 정구 코트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