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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기의 해가 뜬다 몸 푸는 태양광업계

Posted September. 16, 2013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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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수요처였던 유럽의 재정위기에 공급 과잉까지 겹쳐 불황을 겪었던 국내 태양광업체들이 서서히 기지개를 펴고 있다. 세계 태양광업계가 구조조정을 거치며 공급 과잉이 해소되고 있고 수요도 점차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태양광업체들도 공장 가동률을 높이고 신규 사업에 진출하는 등 모처럼 활기를 찾고 있다.

한화그룹이 지난해 10월 독일의 태양광 기업 큐셀을 인수해 설립한 한화큐셀 말레이시아 공장은 인수 당시 2030% 수준이던 가동률이 최근 90%까지 올랐다.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서남쪽으로 33km 떨어진 셀랑고르 주 한화큐셀 공장은 인수 당시 셀 판매량이 분기당 평균 60MW 수준이었다. 하지만 올해 1분기(13월)에는 173MW로 늘었다. 3분기에도 150MW대를 유지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단순한 셀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모듈(셀을 연결해 햇빛에서 전기를 모으는 장치)의 생산 비중을 높이고 있다. 인수 전 셀 45%, 모듈 55%였던 생산비율은 2분기에 셀 28%, 모듈 72%로 조정됐다. 한화큐셀은 내년에는 3000만 달러(약 326억 원)를 투자해 200MW급 생산라인을 증설할 계획이다.

시장에서의 성과도 이어지고 있다.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한 일본 시장에서 올해 상반기(16월) 108MW를 판매했다.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11MW였던 것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것이다. 김희철 한화큐셀 대표는 유럽과 일본의 지붕형 태양광 시장에 주력하고 있고 태국 터키 칠레 등에서도 신규 사업을 추진 중이라며 올해 손익분기점을 넘기고 내년에는 반드시 이익을 내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태양광 사업은 각국 정부와 협상해야 하는데 김승연 회장의 부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덧붙였다.

폴리실리콘 생산 세계 3위인 OCI는 미국 자회사인 OCI리소스(OCIR)를 13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국내 기업이 미국 기업을 인수한 뒤 뉴욕증시에 상장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CI는 OCIR 주식 500만 주를 상장해 9500만 달러(약 1032억 원)를 조달했다. 이우현 OCI 사장은 뉴욕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미국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태양광발전 사업에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OCI는 지난해 7월 미국 텍사스 주 샌안토니오에 전력을 공급하는 CPS에너지와 4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 전력공급 계약을 맺었다. 국내에서도 서울시와 부산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총 4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 건설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첫 사업으로 7월 5MW 규모의 서울 암사태양광발전소를 준공했다. OCI 관계자는 2017년까지 폴리실리콘 및 태양광발전 사업에서 회사 매출의 50%를 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수출입은행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 태양광 시장은 2014년 이후 2차 성장기에 진입해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요 증가에 따른 규모의 경제 효과가 단가 하락을 가속화해 태양광발전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 수출입은행 안현 연구원은 태양광산업이 초기 단계를 지나 상용화 시기로 접어들고 있다며 구조조정을 거치며 경쟁력을 확보한 업체들은 향후 시장 지배력이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뉴욕=박현진 특파원 pj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