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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3명이 합동결혼식 올린다

Posted May. 04, 2013 0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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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 형편이 어려워 인천의 한 대학병원에서 무료로 수술을 받고 태어난 네쌍둥이 자매가 나란히 간호사가 돼 학사모를 쓴 데 이어 합동결혼식까지 올리게 돼 화제다.

주인공은 가천대 길병원 인공신장실과 신생아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고 있는 황슬(24), 설, 솔, 밀 씨 자매. 이들 중 지난해 11월 선교사 남편과 결혼식을 올린 둘째 설 씨를 제외한 세 자매는 11일 오후 1시 경기 용인시청 시민예식장에서 합동결혼식을 올린다.

이들이 태어난 것은 1989년 1월 11일. 출산을 앞두고 인천의 친정을 찾은 어머니(59)는 양수가 터져 길병원 응급실에 실려 왔고, 제왕절개를 통해 네쌍둥이가 건강하게 태어났다. 당시 길병원 이사장이던 이길여 가천대 총장은 강원 삼척시 탄광에서 일하던 이들의 아버지(59)가 수술비 마련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병원비를 받지 않았다. 또 퇴원하는 이 부부에게 네 쌍둥이가 성장해 대학에 들어가면 등록금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세월이 흘러 2007년 슬과 밀 씨가 3년제인 경기 수원여대 간호학과에, 설과 솔 씨가 같은 3년제인 강원 강릉영동대 간호학과에 들어가자 이 총장은 이들이 졸업할 때까지 등록금으로 1억2000여만 원을 지원했다. 이어 2010년 네쌍둥이가 간호사 국가고시에 함께 합격하자 모두 길병원 간호사로 채용했다.

이들은 가천대 간호학과(야간)에 편입한 뒤 학업을 병행해 지난해 2월 졸업식에서 다 같이 학사모를 썼다. 맏이인 슬 씨는 함께 태어난 병원에서 같이 근무하는 것도 큰 축복인데 결혼식까지 함께 올리게 돼 더없이 기쁘다며 앞으로 행복한 가정을 꾸려 많은 분들에게 보답하며 살고 싶다고 말했다.



황금천 kc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