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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구려박물관 동북공정으로 꽉 채웠다

Posted April. 26, 2013 0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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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다음 달 1일 지린() 성 지안() 시에서 첫 고구려 전문 박물관인 고구려 문물 전시중심을 정식 개관하면서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동북공정()의 핵심 내용을 일반에 본격 알리기 시작해 논란이 예상된다 동아일보는 이달 초부터 임시 개방한 박물관을 최근 고구려사 전문가와 함께 찾아 박물관 전시에서 드러난 고구려사 왜곡을 심층 분석했다. 박물관은 2003년부터 10년간의 준비를 거쳐 문을 열었다.

북한 접경 도시인 지안은 고구려 2대 유리왕부터 20대 장수왕 때까지 424년(3427년)간 수도였으며 1만2000여 기의 고구려 고분이 있다. 광개토대왕비도 이곳에 있다. 2개 층에 걸쳐 6개의 전시실로 구성된 박물관의 규모는 크지 않다.

박물관 유물 전시와 설명에서는 고구려와 한반도와의 관련성을 설명하지 않은 것이 한국사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금세 눈에 띄었다. 고구려의 평양 천도, 고구려와 수나라 당나라와의 대규모 전쟁, 고구려 유물이 한반도에서도 무더기로 나온다는 역사적 사실 등이 거의 거론되지 않았다.

반면 전시물 설명이나 각종 유물 배치, 연표 작성 등에서 고구려가 중국 중원의 절대적인 영향력 아래 있었으며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으로 중원과 융합돼 있는 것만이 집중 강조됐다. 이는 고구려는 중국의 지방정권이라는 표현만 없다뿐이지 동북공정의 핵심 내용을 철저히 투영하고 있는 것이다. 동행한 전문가는 명시적으로 표현하지 않았을 뿐 고구려 역사는 중국 역사라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국책 연구기관인 중국사회과학원 변강사지연구중심은 20022007년 고구려사, 발해사, 고조선사를 중국사에 편입시키는 동북공정을 진행했다. 한국이 항의하자 중국 정부는 학계 일부의 학문적 논의에 불과하며 국가정책이 아니다. 한국 측이 지나치게 민감하다는 반응을 보여 왔다.

하지만 박물관 개관으로 동북공정을 둘러싼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개연성이 높아졌다. 우석대 역사교육과 조법종 교수는 한국 학계가 우려해 온 대로 중국 정부가 고구려 박물관 개관을 시작으로 동북공정의 연구 결과를 속속 현장에 적용해 동북공정 굳히기에 나서는 만큼 한국 측도 적극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헌진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