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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문수 출마 선언과 안철수의 경우

[사설] 김문수 출마 선언과 안철수의 경우

Posted April. 23, 20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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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수 경기지사가 어제 새누리당 대통령선거의 후보 경선에 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새누리당에선 정몽준 이재오 의원도 곧 출사표를 던질 태세다. 유력한 대선 후보로 꼽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비박() 후보들의 경선이 본격적으로 벌어질 판이다. 민주당 소속 대선후보 군과 함께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의 장외() 행보도 주목받고 있다.

김 지사는 출마를 선언한 뒤 막연한 대세론을 갖고는 (대선 승리가) 어렵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세론은 411 총선 승리로 새누리당 내에서 더 공고해지는 분위기다. 일부 친박 인사들은 박근혜 추대론을 띄운다. 하지만 대세론은 유력 주자의 심기 경호에 급급하고변화무쌍한 민심과 소통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 친박 핵심인 유승민 의원조차도 박 위원장이 의사결정 과정에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 박 위원장과 대화할 때 한계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많은 후보들이 뛰어들어 치열한 경선을 치르면 총선 승리 이후 느슨해진 당 체제에 긴장감을 높이는 자극제가 될 수 있다.

대선 후보라면 누구든 검증의 무대를 피할 수 없다. 대통령 5년 임기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 누가 직무를 잘 수행할 수 있을지, 대선 후보들의 자격과 능력, 소명감에 대해 국민이 소상히 판단할 수 있어야 한다. 대선 후보의 검증 회피는 소비자에게 제품의 제원과 성능을 숨기는 일과 같다. 대선 후보에 대한 유권자의 선택은 객관적 정보의 기반 위에서 이뤄져야 한다.

대선 후보 여론조사에서 1, 2위를 겨루는 안 원장은 2000년 영화 더 컨텐더를 본 소감을 전하며 사생활은 지도자의 검증 대상이 아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 국가 최고지도자가 되려면 사생활도 검증의 예외가 될 수 없다. 대통령 당선 후 사생활 문제가 뒤늦게 드러나 국민의 신뢰를 잃게 된다면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 없을 것이다.

안 원장은 총선 때도 외부 강연을 통해 정치적 영향력을 과시하는 강연정치를 했다. 그가 학기 중이라는 이류로 검증의 무대에 서는 시기를 미룬다면 꼼수란 말을 듣기 십상이다.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는 학기가 끝난 뒤 시작하더라도 대선 도전 여부는 지금이라도 밝히는 게 도리다. 이를 피한다면 검증과 능력평가 회피다. 안 원장은 정치인으로서 제대로 검증받은 적이 없다. 컴퓨터 보안 비즈니스에서 성공을 거두고 따뜻한 품성으로 인기를 끌었더라도 정치적 검증은 다른 차원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