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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 빚 900조 첫 돌파 성장 잠재력 악영향

개인 빚 900조 첫 돌파 성장 잠재력 악영향

Posted April. 04, 2011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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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정부, 개인, 기업 등 3대 경제주체의 이자부 금융부채가 2500조 원을 넘어서면서 국내총생산(GDP)의 갑절 규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자부 금융부채는 출자, 직접투자 등을 제외하고 실제 이자를 물어야 하는 부채를 의미한다.

3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의 자금순환표에 나타난 개인, 비금융기업, 정부의 이자부 금융부채는 지난해 2586조2245억 원으로 2009년의 2408조2754억 원보다 7.4% 증가했다. 2002년(1258조6630억 원)과 비교하면 8년 만에 2배로 급증한 셈이다. 또 지난해 명목 GDP가 1172조 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대 경제주체의 부채가 GDP의 2.2배에 이른다.

경제주체별로는 기업 부채가 1281조8392억 원으로 가장 많았다. 개인 부채는 전년보다 8.9% 증가한 937조2837억 원으로 처음으로 900조 원을 돌파했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국민연금과 같은 사회보장기구가 포함되는 정부 부채는 367조1016억 원 수준이었다.

개인 부채가 900조 원을 넘으면서 경제 전반의 건전성을 해치고 성장 잠재력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개인 부채는 가계와 민간비영리단체의 부채를 합한 것이지만 가계 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특히 가계 부채는 부동산 담보대출 의존도가 높아 부동산 침체기에는 재무 상태가 취약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009년을 기준으로 우리나라 가계의 가처분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144%로 금융위기가 발생했던 미국보다 20%포인트 이상 높다.

부채 증가 속도는 정부가 가장 빨랐다. 지난해 정부의 부채 증가율은 2002년 대비 267.8%로 가장 높았으며 기업은 93.7%, 개인은 88.6%였다. 정부 부채는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서 복지 지출 등 재정 소요가 급증하고 있어 이를 방치할 경우 경제 전반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같은 부채 공룡 탓에 공기업 부채 규모도 빠르게 늘고 있다. 기업 부채 중 공기업 부채는 254조6909억 원으로 민간기업 부채(1027조1482억 원)에 비하면 4분의 1 수준이지만 증가 속도는 훨씬 빠르다. 지난해 공기업 부채는 2002년 대비 174.4%, 2005년 대비 131.7%에 이르지만 민간기업은 2002년 대비 80.5%, 2005년 대비 68.8% 수준이다.

이에 따라 재정건전성 강화를 위한 정부와 공기업의 부채 관리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정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재정건전성은 주요국에 비해 매우 양호한 수준으로 예상보다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면서도 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고 저출산 및 고령화가 가속화돼 세입이 줄어드는 동시에 복지지출 수요가 급증하는 만큼 적절하게 부채를 관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