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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 조사 안끝났는데 한반도 안보 후폭풍 주목

천안함 조사 안끝났는데 한반도 안보 후폭풍 주목

Posted May. 04, 2010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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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3일 중국 방문길에 오른 것으로 확인되면서 한반도 안보정세가 출렁이고 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상하이()에서 정상회담을 가진 뒤 불과 사흘 만에 이뤄진 것으로 천안함 침몰사건 대응과 맞물려 남북간의 치열한 외교 고공전을 예고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방중 기간 중국 지도부와 북핵 6자회담 복귀, 3남 김정은으로의 3대 세습체제 구축 등 한반도 안보정세와 밀접한 굵직한 현안들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우리 정부에 김 위원장의 방중 사실을 미리 통보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사흘 전 한중 정상회담 때 김 위원장의 방중 얘기가 나왔느냐는 물음에 중국에 그런 의무가 있는 것은 아니다며 우리 정부는 그 무렵 방중 가능성을 파악하고 예의주시해 왔다고 말했다.

정치권 등에선 김 위원장의 방중을 수용한 중국의 태도에 대해 우려와 불만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천안함 조사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중국이 북한에 국제무대 복귀를 위한 멍석을 깔아주고 있다는 것이다. 한나라당 정몽준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중국이 김 위원장의 방문을 받아들인 것에 대해 실망이고 우려스럽다며 중국 지도부는 천안함 사건에 대한 우리나라의 분노를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와대 외교안보라인의 핵심 참모는 한중 정상회담을 포함해 여러 경로를 통해 우리 입장을 중국에 분명히 밝혀온 만큼 중국이 그걸 감안해 북한과 회담할 때 (잘) 대응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탄 것으로 추정되는 특별열차는 3일 오전 5시 20분경(한국 시간 6시 20분) 북-중 접경도시 랴오닝() 성 단둥()의 중조우의교(압록강 철교)를 지나 중국으로 들어갔다. 이 열차는 17량으로 이뤄졌으며 단둥 역에서 바퀴 교체 등을 위해 잠시 정차한 뒤 다롄()으로 향했다. 김 위원장이 다롄을 방문하는 것은 항구도시로 조선소 등이 많아 북한이 개발 중인 나진항 건설 계획과 연관이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김 위원장은 다롄 시찰 후 베이징()으로 이동해 중국 지도부와 회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 열차가 들어오기 1시간여 전인 오전 4시경에는 신의주에서 단둥으로 밴과 승용차 등 30여 대가 압록강 철교를 넘어 이동했으며 철교와 역 주변에는 200여 명의 경찰과 군인들이 23m 간격으로 배치돼 삼엄한 경비를 펼쳤다. 특별경계는 열차가 단둥을 출발한 뒤 전면 해제됐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1998년 국방위원장 취임 이후 5번째이자 2006년 1월 이후 약 4년 4개월 만이다. 후 주석의 러시아 방문 일정(8일 출국), 김 위원장의 건강 등을 고려하면 이번 방중은 3박 4일가량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은의 동행 여부에 대해 정부 관계자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으나 한 대북 소식통은 김정은이 동행하고 있으며 그의 후계자 굳히기가 김 위원장의 주요 방중 목적 중의 하나라고 말했다.



정용관 이헌진 yongari@donga.com mungchi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