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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쌍용차 노사, 회생하려면 자기희생 각오해야

[사설] 쌍용차 노사, 회생하려면 자기희생 각오해야

Posted July. 22, 2009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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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에는 전쟁터 같은 긴장이 흐르고 있다. 경찰이 그제 두 달 넘게 점거 파업중인 노조원들을 강제 해산하려다 실패한 뒤 경찰과 임직원 노조원이 한 공장안에서 대치하고 있다. 임직원 1500여명은 두 달 만에 출근해 공장 설비의 피해 상황을 점검하면서 재가동을 준비하고 있으나 각종 인화 물질이 가득한 도장공장을 점거한 600여 노조원들의 방해로 가동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

노조원들은 그제 복면으로 얼굴을 가리고 노조원 퇴거 명령을 강제 집행하는 법원 직원과 경찰을 향해 볼트 너트 새총을 쏘았다. 회사의 회생과 청산을 결정할 법원의 업무까지 노조가 무시하는 것은 자멸을 재촉하는 일이다.

회사측은 공장 시설을 점검하고 훼손된 설비를 복구하면 710일 내에 생산준비를 마치고 8월부터 매월 3000대씩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내달부터 차를 생산할 수 있을 것 같지도 않고, 공장을 가동하더라도 생산된 차량의 판매를 장담할 수 없는 형편이다. 공장을 돌리려면 추가적인 자금지원도 필요하다. 주무부처인 지식경제부 이윤호 장관은 쌍용차의 생존가능성을 대단히 낮게 보고 있다며 지금과 같은 생산 중단상태가 지속되면 파산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법원은 장기 파업 이후 쌍용차 경영이 계속되는 것이 유리한지, 경영을 중단하고 청산하는 게 나은지를 철저히 따질 필요가 있다. 쌍용차에 대한 금융 지원은 결국 국민 부담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쌍용차 노조는 파산보호를 신청한지 40일 만인 이달 10일 파산 보호 상태에서 벗어난 GM의 사례를 거울삼아야 한다. GM은 미국 내 근로자수를 2만여 명 줄이고 14개 공장을 폐쇄하는 구조조정을 단행중이다. GM노조의 상급단체로 과거 강경투쟁을 주도했던 전미자동차노조(UAW)는 2015년까지 무파업을 약속해 미국 정부의 지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쌍용차 노조는 GM노조와는 전혀 다른 길을 택해 회생 가능성을 포기했다. 이 장관도 GM식 해법이나 GM대우와의 합병 가능성에 대해 전혀 고려한 바 없다고 말했다.

쌍용차 사태의 해결을 어렵게 만든 또 다른 주범은 외부 과격 세력이다. 민노총은 GM의 회생을 도운 UAW와는 달리 강경 투쟁을 고집하고 있다. 민노총과 금속노조는 7000여명의 쌍용차 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 직원들을 실업자 대열로 내몰고 있다. 그것도 모자란지 민노총은 오늘부터 24일까지 총파업을 선언했다. 쌍용차 노조는 외부 세력의 선동에 넘어가 자멸의 길을 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