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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경수로 15억달러 날리고 종료

Posted January. 09, 2006 0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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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함경남도 신포군 금호지구에서 건설이 중단된 경수로를 관리하던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 대표와 한국전력 직원 등 한국인 56명과 미국인 1명 등 57명 전원이 8일 선박 편으로 남측으로 철수했다.

그러나 금호지구에서 사용하던 굴착기 등 건설 중장비와 차량, 통신설비 등 455억 원 상당의 물자는 사업종료에 따른 보상을 요구하는 북측에 억류됐다.

이에 따라 1994년 10월 북-미 제네바합의를 통해 북한이 핵 시설을 동결하는 대가로 KEDO 집행이사국인 한국 미국 일본 유럽연합(EU)이 금호지구에 1000MW 규모의 경수로 2기를 건설하려 했던 신포 경수로 사업은 11년여 만에 실패로 끝났다.

KEDO 집행이사국들은 지금까지 경수로 건설 및 시설관리 비용으로 15억6200만 달러(약 1조5620억 원)를 투입했으며 이 중 한국은 72.8%에 달하는 11억3700만 달러(약 1조1370억 원)를 부담했다. KEDO는 또 사업 종결에 따라 공사 참여 업체와 체결한 계약에 대한 위약금 등 청산비용 2억5억 달러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이날 오전 10시 50분 신포 경수로 관리 인원 57명은 금호지구 인근 양화항에서 남측 여객선 한겨레호에 탑승해 오후 2시 20분 강원 속초항에 도착했다.

그러나 북한은 사업 종료에 따른 피해 보상을 요구하며 물자 반출을 허용하지 않았으며 이에 정부 당국자와 KEDO 측은 북측과 물자 반출 문제를 계속 협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KEDO는 2003년 12월 북한이 핵 동결 약속을 어기고 고농축우라늄(HEU) 개발 계획을 추진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를 선언하자 경수로 건설을 중단한 데 이어 KEDO 집행이사국들은 지난해 11월 말 사업을 종료하기로 최종 의견을 모았다.

신포 경수로 공사의 설비 설계 시공 등의 종합공정은 34.5%이며 시설공정은 21.6%다.



이명건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