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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데이트 이요원

Posted May. 12, 2005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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탤런트 이요원(25)은 인터뷰 내내 목에 두른 스카프 끝을 손으로 돌돌 말았다 풀었다를 반복했다. 기자들이 질문을 던지면 수줍은 웃음부터 지었다.

23일 시작되는 SBS 월화드라마 패션 70s(오후 9시55분)에서 주연인 천재 디자이너 더미 역을 맡은 이요원을 10일 경기 부천시 촬영장에서 만났다. 2003년 결혼과 동시에 은퇴했던 그는 2년 만에 TV에 복귀하는 것이다.

연출자인 이재규 PD가 출연 제의를 했을 때 이틀 동안 잠 못 자고 고민했어요. 컴백하면 사람들 입에 오르내리는 것이 싫었고 얼마나 욕을 먹을까 걱정도 앞섰죠. 이제 저 혼자가 아니잖아요.

그는 결혼 전 마지막 드라마였던 SBS 대망(2002)에 출연할 때 나는 연예계에 어울리지 않는 사람이라고 말했던 것처럼 화려한 연예계보다 소박한 가정생활에 더 마음을 두는 듯 했다.

시대극인데다 MBC 드라마 다모를 연출한 이 PD의 작품이라는 점, 사랑 타령이 아니라 여자의 인생과 성공을 다룬 내용이 마음에 들어 출연을 결정했어요. 일일이 남의 말에 신경 쓰면 어떻게 사느냐는 남편 말에서도 힘을 얻었어요.

패션 70s는 1970년대 패션업계와 상류사회를 배경으로 네 젊은이의 사랑과 야망을 그린다. 더미는 패션계에 혜성처럼 등장해 70년대 유행했던 보헤미안 히피룩을 만든 천재 디자이너로 나온다.

더미는 당당하고 억척스럽고 할 말 다하는 스타일이죠. 홍보 문안에는 모차르트 형이라고 소개 돼 있던데, 겉으론 강해도 속으론 두려움이 많고 순수한 캐릭터입니다. 제가 결혼 전 푸른 안개 대망에서 맡았던 가녀리고 연약한 이미지와는 사뭇 다를 거예요.

이요원은 사극이나 시대극에 어울리는 얼굴이다. 본인도 2000년 KBS 드라마 꼭지에 출연할 때 주위에서 사극에 어울린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고 할 정도로 고전 미인에 가까운 편이다. 패션 70s에 함께 출연하는 김민정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장미 같다면 이요원은 파스텔톤의 잔잔한 국화꽃 같다는 평.

두 살배기 딸을 키우는 엄마가 된 때문인지 연기에 대한 열정은 결혼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결혼 전엔 지금 못하면 나중에 잘하면 되지라고 생각했죠. 일에 치이다보니 건방진 생각을 했던 거예요. 지금은 연기의 한 장면 한 장면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게 돼요. 이번이 마지막이란 심정으로 임하고 있어요.

그는 8월 개봉 예정인 영화 광식이 동생 광태에도 캐스팅돼 촬영 중이다.

이재규 PD는 더미는 부유한 가정에서 살다가 밑바닥까지 떨어진 뒤 다시 화려하게 성공하는 인물인데 이요원 씨가 그 폭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남편인 프로골퍼 박진우(31) 씨와 아이에 관해 물을 때마다 매니저가 사생활에 대한 질문은 삼가 달라고 제지했다. 이요원은 자신의 가정만큼은 대중에 공개하기 않고 남겨둬야 할 것으로 생각하는 듯 했다. 그는 2년간의 결혼 생활에 대해 밥하고 빨래하고 드라마 보는 재미에 살았는데 남편의 도움이 아니면 연기자로의 복귀는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서정보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