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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변 활동, 김정은 신격화…北, 떼쓰기식 도발 대비해야

영변 활동, 김정은 신격화…北, 떼쓰기식 도발 대비해야

Posted April. 18, 2019 07:47,   

Updated April. 18, 2019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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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영변 핵시설에서 방사성 물질 이동이나 재처리 활동 관련으로 추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어제 밝혔다. 12일 확보한 상업위성사진에 따르면 영변 핵 연구시설 인근에 특수궤도차 5대가 있었고, 이 차들은 과거에 방사성 물질이나 재처리 활동과 관련된 일에 등장했었다. 북한이 위성사진에 포착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특수궤도차를 노출한 것은 영변 핵시설 가동 가능성을 흘려서 미국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2·28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북한의 대응 기조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대화의 끈은 놓지 않되 대외적으로 도발 가능성을 높여 미국의 반응을 얻어내겠다는 전략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을 서두르지 않겠다고 예고한 상태에서 당장 대화 재개는 기대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자 긴장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저강도 공세가 필요하다는 계산을 한 것으로 보인다. 영변 핵 시설 가동 움직임을 노출한데 이어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군부대를 방문한 것도 같은 배경으로 볼 수 있다.

 북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에 대해서도 문을 닫아걸고 있다. 남북 당국간 접촉에 문을 잠근데 이어 이달 초부터는 남측 민간단체들과의 사업 협의도 일방적으로 중단하고 있다. 남측에도 북-미 협상 결렬 책임이 있다고 부각시켜 내부 단속을 하고, 문재인 정부가 적극적으로 달래기에 나서주길 바라는 속셈이 엿보인다. 김정은이 최근 우리 정부를 향해 ‘오지랖’ 운운하며 북한 편을 들라고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도 이 같은 기류와 무관치 않다. 김정은은 12일 출간된 ‘위대한 인간 김정은’이라는 책에서 ‘하늘이 내신 분’으로 신격화됐다.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지속되는 상황에선 과거 패턴을 답습해야 할 정도로 내부 단속이 절박하다는 반증이다.

 내부 단속이 한계에 부딪칠 경우 김정은은 위기를 조장해 관심을 끌어 판을 키우려 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이 벼랑끝전술로 되돌아가 관심끌기용 어깃장을 놓는 과정에서 미사일 실험 등 도발로 위기를 고조시킬 가능성에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김정은의 비핵화 협상 의지를 믿는다는 편의적 낙관에만 기대서는 안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