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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후보 로고송의 정치학

Posted April. 18, 2017 07:14,   

Updated April. 18, 2017 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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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고송을 보면 선거 전략이 보인다.’

 17일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한 대선 후보들은 다양한 로고송과 함께 유세 현장을 누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선 후보는 다양한 세대를 아우를 수 있는 노래를 준비했다. 대세 아이돌 트와이스의 ‘CHEER UP’을 개사한 노래부터 3040세대를 겨냥한 DJ DOC의 ‘런투유’, 중장년층을 겨냥한 나미의 ‘영원한 친구’ 등을 활용하기로 했다. 또 기호 1번을 강조하는 홍진영의 ‘엄지척’도 개사해 사용했다. 문 후보는 각종 유세 현장에서 유세단과 함께 엄지를 내세우는 포즈를 자주 취하고 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평론가는 “‘CHEER UP(힘내라)’이라는 메시지가 국민에게 전하는 선명한 부분이 있다”고 평가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문 후보를 겨냥한 곡으로 주목받았다. 의료사고로 세상을 떠난 고 신해철 씨의 ‘민물장어의 꿈’과 ‘그대에게’ 등을 선택했다. 신 씨가 생전에 공공연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지자였고, 지난 대선에서 문 후보를 지지했던 것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라는 반응이다. 지난해 신해철법(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 발의 과정에서 안 후보가 도움을 준 것이 로고송 결정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윤하 대중음악평론가는 “민주당의 주요 지지층인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층에게 호소하는 부분이 있는 듯하다”고 해석했다.

 지지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후보들은 자신의 색깔을 명확하게 드러낼 수 있는 곡들을 선택하는 흐름을 보였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선 후보는 인기 트로트 가수 박상철의 ‘무조건’으로 중장년층 표심을 겨냥했고, 정수라의 ‘아! 대한민국’ 등 애국심을 강조하는 노래를 골랐다. 바른정당 유승민 대선 후보는 동요 ‘상어가족’을 개사해 육아휴직 연장, 재벌개혁 등 주요 공약을 강조하는 전략을 택했다.

 정의당 심상정 대선 후보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 등 촛불집회 현장에서 자주 나오는 곡들을 골라 선명성을 강조했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 임희윤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