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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투고] 특목, 자사고 폐지는 실행되어져야 하는가
번 호 : 7505 | 조회수 : 161 | 작성시간 : 2017-09-13 19:58:21 | 글쓴이 : duswn1360 (yjj9439)
나는 현재 논란에 휩싸인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고등학교 1학년 학생이다. 입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내게 특목, 자사고 폐지안은 충격 그 자체였다. 지나친 사교육, 대입 기관으로 전락한 교육기관. 정부가 특목, 자사고를 폐지하기 위해 내놓은 근거들이다. 사교육? 대입기관? 이러한 단어들은 이 학교에 오기 전의 내가 자사고를 어떻게 생각했는지를 나타내는 단어이다. 벌써 이 학교에서의 1학기가 지나고 2학기를 지내고 있는 지금의 나에게 이러한 단어들은 내 머릿속에서 지워진지 오래이다.
야간 자율 학습 시간이 되면 우리 반 31명 중 20명 가량이 반에 남는다. 나머지 11명이 학원에 갔다고 생각한다면 크나큰 오산이다. 물론 학원에 다니는 소수의 친구들도 있다. 하지만 교실에 없는 대부분의 친구들은 야자 시간에 열리는 특강을 들으러 간 것이다. 그중에는 국영수 등 주요 과목 특강을 들으러 간 친구들도 있지만 영어토론, 사회학개론, 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하고 의미 있는 특강들을 듣는 친구들도 많다. 듣는 이유도 그저 재미 때문에, 선생님이 마음에 들어서, 지식에 대한 갈증(?) 때문에, 등등 다양하다. 이처럼 친구들중에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을 쉽게 찾아 볼 수 없으며, 내가 1학기 동안 유심히 관찰한 결과 학원을 다니는 친구들이 결코 공부를 뛰어나게 잘하지 않는다. 오히려 특강을 듣는 친구들이 공부를 더 잘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실제로 우리 학교에 다니지 않는다면 알 수 없는 자사고의 진짜 ‘상황’이다.
오히려 일반고에 진학한 친구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야자 시간이 되면 학생들이 절반도 남지않고 모두 학원을 간다고 한다. 야자의 분위기는 최악이고, 절대 공부를 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과연 이러한 일반고 학생들이 9시 50분까지 기숙사에 들어가야 하는 우리 학교 학생들보다 사교육을 적게 받는다고 말할 수 있을까.
SKY, 서성한 등 사회는 우리에게 대학을 서열화 시키고 그 대학이 세상의 전부라고 생각하며 자라게 한다. 과연 특목, 자사고를 폐지한다고 해서 이러한 명문대를 진학하기 위한 경쟁이 없어질지 의문이다. 오히려 이러한 경쟁이 일반고에서 상장 몰아주기, 생기부 몰아주기 등의 문제로 나타날 지도 모른다.
물론 특목, 자사고가 교육의 평등을 저해할 수 있음에는 동의한다. 환경의 차이 때문에 공부를 시작하는 출발점이 다른 친구들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교육을 줄이고 사회배려자 전형을 늘리는 등의 방안을 통해 출발점을 같게 만드는 것이 평등이지, 노력의 차이에 따른 결과까지 획일화 시킬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중학교 때보다 더 넓은 세상을 마주하고 절실하게 느낀 것이 있다. 가장 먼저 해결되어야 하는 것은 고등학생들의 변화가 아니라 대학의 서열화와 성적에 따라 직장이 정해지는 사회구조의 변화라는 것이다. 수학을 잘하는 친구들이 의대를 가고 문과 최상위층이 교대나 로스쿨을 가는 사회를 바꿔, 자신이 원하는 학과를 가기 위해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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