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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법 취지 보호관찰법이 살려야
번 호 : 7493 | 조회수 : 83 | 작성시간 : 2017-08-31 15:20:21 | 글쓴이 : 권을식 (pokwon)
종전의 성인 기준 형사사법절차로는 한부모 슬하 또는 양부모 있어도 기능적 장애나 결손으로 보호자 역할을 제대로 못하는 경우 가소성 있는 소년들의 거듭되는 비행과 재범통제에 한계가 있음은 물론 보호가 필요한 사례에 합당한 조치를 적기에 해 줄 보호시스템의 미진과 미작동이라는 문제점이 있음을 현대사회에 와서 알게 되었다. 이를 극복하고자 국가가 보호자 역할을 하고 필요적절한 보호조치를 알맞게 제공하고자 국가의 소년보호정책 차원에서 법률로 제도화한 것이 '소년법'이다.

이에 소년의 비행과 범죄가 있어도 가급적 불구속으로 재판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은 익히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가정법원의 판단에 따라 보호처분이 필요하다는 결정이 있게되면 그날로 적정한 보호가 조속히 이뤄지도록 하고 있으며, 비록 그에 불복하는 항고 의사 표시가 있더라도 그 보호처분의 집행 공백과 집행정지에서 오는 폐단 적지않음이 사회적으로 인정된 마당이고 회복불가의 피해가 나오는 처벌적 처분이 아니기에 정지와 중단 효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법조문도 같은 소년법 안에 두고 있다. 이러한 집행정지 배제는 가정보호 등 대부분의 다른 보호처분에서 볼 수 있는, 형사사법절차와는 대비되는 고유의 특례조항이다. 또한 소추를 위한 공판담당검사도 없이 재판장 1인이 국선보조인을 두고 재판하는 것도 같은 맥락의 특성이다.

소년원과 같은 수용시설 등에 보호조치를 해야 할 법원의 처분이 내려지면 그날 그 자리에서 바로 데려가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성인과 다른 특별한 사법절차를 지닌 여러가지 소년보호처분 조차도 유달리 '보호관찰'처분만 붙게되면 다시 성인과 마찬가지로 '결정이 확정되는 날', 재판이 있은 날로부터 8일째 되는 날부터 '보호관찰이 시작'되도록 하는 아주 이상한 반역사적 모습이 10여년전 보호관찰법 개정으로 도입된 것이다.

소년원과 같은 시설 안에 수용처우를 하는 경우가 아니라도 오갈데 없는 비행청소년에 대한 숙식제공이나 전문적 보호와 지도 외 재범방지를 위한 합당한 국가의 보호조치가 시급하여 그 소년의 상황에 알맞은 보호가 즉각 주어져야 할 상황에도 '확정 후 개시'라는 절차적 지엽성 논리로 국가의 보호자적 역할과 기능이라는 고등가치를 지닌 소년보호처분의 효력을 7일이나 중단, 묵살시키는, Wag The dog 같은 웃지못할 전근대적 법 운영을 지금 우리가 겪는 부끄러운 실정이다. 정말 소년에게 돌이키기 어려울 손해나 불이익 주어지는 '징역형' 등이라면 모르겠지만 이는 소년보호처분도 아니다. '보호처분'이라는 절대적으로 필요하고도 유리한 사안이고, 어찌보면 모법이요 상위법이랄 수 있는 소년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후순위 절차성 보호관찰법의 이상한 개정으로 상당기간동안 보호처분 취지를 무색하게 만드는 충돌성 법률이 한 시대에 공존하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재판 직후에 국가의 적정한 보호성 개입이 이루어지지 못해 상당수의 소년범들이 적절하지 않은 환경 속으로 풀려나 가출, 감독을 벗어나 비행성 또래들과 어울려 노숙과 생활비 조달성 비행 등을 거듭하게 하는 등 국가의무 방기 상태를 법률이 조장하는 형국이다. 실무적으로 이에 대한 개정을 수시로 요청해 왔었으나 어찌된 영문인지 전후과정설명도 없이 감감 무소식이다.

한시바삐 기존 형사사법절차의 폐해극복을 위해 만들어진 소년법 등장의 발달사적 가치와 철학을 상기하며, 낡은 틀에 다시 집어넣는 '결정의 확정일' 부분을 고쳐, 소년보호처분상의 보호관찰이 '보호처분 결정일'로부터 시작되게 하여 제대로 된 국가의 소년사법, 소년보호정책이 가동되도록 보호관찰법 정비를 갈망해 본다.

부산동부보호관찰소장 권을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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